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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가 달라졌다]주 35시간 근무…신세계

등록 2019-07-25 06:00:00   최종수정 2019-08-12 09: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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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직장인 오정인(32)씨는 지난 1년 동안 10㎏을 감량했다. 오씨가 다니는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오후 6시가 되면 퇴근, 직장이 있는 서울에서 경기도 집에 오면 7시가 채 되지 않았다. 늘어난 저녁 시간엔 운동을 하기로 했다. 취업 후 불어난 체중이 늘 불만이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운동을 멀리했다. 하지만 오후 6시에 '칼퇴근' 하게 되자 운동을 1시간 하고도 여가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됐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건강을 되찾았고, 업무 효율도 올라갔다. 오씨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모두에게 윈윈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도입됐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해당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이른바 '워라밸'(work와 life의 balance)이 맞춰졌다는 게 직장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물론 일부 업계에서는 주 52기간 근무제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노동 시간 단축이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실제로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근로시간 단축 긍정 평가(63.%)가 부정 평가(29.8%)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신세계그룹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난해 1월부터 시작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법정근로시간은 40시간인데, 신세계그룹은 여기서 5시간을 더 줄인 주 35시간 근무제를 전격 도입했다. 오전 9시까지 출근해 오후 5시면 퇴근하는 제도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다. 신세계의 이런 시도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5시 정시 퇴근을 위해 5시10분이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게 조치했다. 이와 함께 담당 임원 결재 없이는 컴퓨터가 재부팅되지 않아 야근을 원천 차단했다. 업무 시간을 줄인 대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집중 근무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집중 근무시간은 오전 10~11시30분, 오후 2~4시다. 이 시간에는 회의를 금지하고 불필요한 자리 이동이 금지됐다. 오전 10시, 오후 2시가 되면 집중 근무시간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임원 회의를 포함한 회의는 최소화 해 진행하고 있으며, 회의 시간 역시 한 시간을 넘지 않게 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해외 업무나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업무 집중 시기가 명확한 재무 부서 등 업무 특성상 일괄적인 제도 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부서를 고려한 제도다. 오전 8시에서 오후 4시,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를 적용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와 주 35시간 초과근로가 예상될 경우 1개월 이내 평균으로 일 7시간, 주 35시간 근로시간 유지 범위에서 근로 시간을 초과 및 단축할 수 있는 '±35시간 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지 1년 6개월 이상 지나면서 신세계의 문화로 자리를 완전히 잡은 상황"이라며 "임직원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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