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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흐린 바른미래, 평화 없는 평화당…'제3지대' 운명은

등록 2019-07-28 12:44:20   최종수정 2019-08-05 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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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손학규 퇴진' 놓고 막장 , 안철수 복귀해야 해소?

평화당 내분 사태도 바른미래와 데칼코마니…DJ도 못 막아

'자강' 정동영파 vs 대안정치 제3지대 구축 놓고 이견 심화

바른미래 "평화당과의 제3지대는 스몰 텐트"…부정적 입장

동상이몽 상황서 각자 군불만 떼는 형국 '총선 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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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유자비 기자 = 원내 제 3, 4당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최근 내홍으로 '반쪽'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 사이에서 오가는 새로운 제3지대 구축 진행 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바른미래당에선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평화당에선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으로 구성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중심으로 물밑 접촉이 활발한 상황이다.

각종 시나리오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쉽사리 진행되진 않고 있다.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이 '안철수'라는 새로운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것처럼, 현 시점에도 새로운 대선주자가 등장한다면 제3지대 결집이 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이나, 새 인물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 실체가 없는 제3지대를 놓고 군불만 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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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2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선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지붕 두가족' 바른미래, 안철수 복귀가 변화의 촉매 역할?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이끌었던 안철수·유승민 전 공동대표 계파와 손학규 현 대표 및 호남 의원들로 당내 세력이 갈려 있는 상태다.

특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올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을 10%까지 올려놓겠다'고 언급했으나, 최근 여론조사 당 지지율이 4~5%대에 그치면서 당내에서 퇴진 목소리가 거세지는 형국이다.

퇴진을 요구하는 최고위원들은 지난 24일부터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을 선언, 회의에 불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전·현직위원장들이 당 정상화를 위한 비상회의를 여는 등 손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러한 행보를 당권싸움이라고 규정하며 내년 총선 승리와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앞세우고 있다.

외부에서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복귀설이 두드러지면서 바른미래당은 안 전 대표의 정계 컴백이 안철수·유승민계 외 국민의당계 의원들의 제3지대 구축을 위한 행동 실현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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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유성엽 원내대표. 2019.07.11. [email protected]

◇분열 깊어지는 '바른미래 데칼코마니' 평화당

이러한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평화당 내 갈려있는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 및 박지원·천정배 의원 중심의 제3지대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측 모두 바른미래당을 제3지대 구축의 길에 동행할 파트너로 꼽았다는 점 때문이다.

정 대표 측은 당선부터 줄곧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라는 당 노선을 강조했다. 첫 행보가 부산 한진중공업 조선소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었고 이후로는 각종 투쟁현장 방문은 물론, 선거제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개혁 노선을 꾸준히 밟고 있다.

그러나 정 대표 체제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당 지지율은 1~2%를 맴돌았고, 이대로 총선을 치르면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들을 중심으로 대안정치라는 세력이 새로 결성된 것이다. 대안정치 측은 당내 별도 세력을 구성하기 전부터 제3지대 구축을 주장하며 현 평화당 지도체제에 변화를 주장했다. 정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평화당은 당초 지난 24~25일 DJ 서거 10주기를 맞아 전남 신안 하의도 생가 방문 행사를 진행했는데, 기획 당시에는 당 차원으로 했던 것임에도 본 행사에 대안정치 측 인사들은 불참했다. 급기야 다음달 1~2일에 별도로 행사를 치르기 했다. 정 대표가 대안정치 측 인사들을 향해 최근 최고위원회의 불참 등을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 원인이 됐다.

결국 그들이 계승한다고 자부해온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당 분열을 봉합하지 못하는 웃픈(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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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5일 오전 전남 신안군 하의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을 찾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하의도 선언'을 하고 있다. 2019.7.25.(사진=민주평화당 제공) [email protected]

◇용어는 같은데…평화당, 제3지대 구축 놓고 '동상이몽'

정 대표 측은 이번 서거 10주기 행사에서 발표한 하의도 선언을 통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녹색당, 청년당, 시민사회단체와 개혁연대 내지는 연합체를 구성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발표했다.

정 대표 측 관계자는 뉴시스에 "당대당 통합과 일부의원과의 통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근하면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고 정 어려우면 선거제 연합, 연합 공천 부분도 생각한다. 평화당을 중심으로 더 크게 나아갈 방안을 찾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피력"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 측은 제3지대를 현 평화당을 자강(自强)하는 방향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 정동영 대표 체제의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대안정치 결성 전 당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의 건의가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근거로 꼽힌다.

정 대표 측은 자강에 대한 당내 여론을 보다 확장해 현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하의도 선언에서 밝혔던 다른 당과의 개혁연대 및 선거연대를 통해 차기 총선에서 제1당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반면 대안정치 대표를 맡고 있는 유성엽 원내대표는 최초 결성 이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4~5명의 의원들이 함께 제3지대 구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국민의당계 호남 의원들과 현재 무소속으로 활동 중인 국민의당 출신 손금주·이용호 의원도 포함됐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부의장과 김동철 의원, 문병호 최고위원을 국회에서 만나 앞으로 제3지대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에는 대안정치가 평화당 고문단과의 오찬을 통해 제3지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DJ 정신의 가치 아래 원로들로부터 제3지대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29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예정됐으며 이 자리에는 정대철·권노갑 등 상임고문과 대안정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30일에는 국회도서관에서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이어 다음달 1~2일 대안정치 차원의 DJ 서거 10주기 추모행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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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뉴시스】박영태 기자 =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과 김동철 의원. [email protected]

◇평화당과 다른 반응 바른미래당…제3지대, '찻잔 속 태풍' 그칠까

평화당 자강파와 대안정치 측이 바른미래당을 놓고 제3지대 구축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바른미래당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바른미래당에서 생각하는 제3지대는 대안정치에서 말하고 있는 규모보다 훨씬 큰 대통합 차원이며, 정 대표와의 연대는 일부분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면에서 맞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문병호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제3지대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문 최고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고 원래 당내 갈등이 심화돼 주승용·김동철과 만나려한 것인데 유성엽 원내대표가 와 있었다"며 "그 자리에서 평화당과 우리당 이야기하다 헤어진 것이다. 제3지대 때문에 만난 것은아니고 앞으로 그것 때문에 만날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문 최고위원은 평화당과 엮이는 것이 제3지대 구축이 아니라 '스몰 텐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평화당과 무언가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김동철, 박주선, 주승용 모두 '빅 텐트'를 말한다. 즉 안철수·유승민과 같이 가자는 주의지 평화당과 하자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동영 대표의 제3지대 관련 계획에 대해서도 "정 대표의 제3지대 생각은 우리와 다르다.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데에는 동의하니까 서로 조정하고 양보하긴 해야겠지만, 자기 입장이 우선이라 잘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바른미래당 중진 의원 관계자도 "평화당과의 소통합을 염두에 둔 통합은 실패할 것으로 보기에 더 큰 통합으로 가야하는데 그런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각자 당내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당장 시기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선개별적으로 말만 무성하고 '이래선 안 된다'고 한숨만 쉬는 상황이지 추진 주체도 없고 동력도 다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상황들이 해결되려면) 막다른 길까지 가야한다. 낭떠러지까지 가서 '떨어지면 죽는다'라는 상황까지 가야 손잡을 수 있다. 현재로썬 더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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