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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혁신이 힘이다②]국내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디까지 왔나

등록 2019-09-20 08:00:00   최종수정 2019-09-30 09: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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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삼성SDS타워에서 열린 '클라우드 보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3.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2020년까지 모든 기업은 디지털 약탈자(digital predator) 또는 디지털 희생양(digital prey) 중 하나의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포레스터리서치)

국내 기업들이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Digital Transformation)에 매진하고 있다. 모바일,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의 놀라운 혁신을 이용하는 기업은 산업을 선도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순식간에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컨스터레이션리서치의 레이왕 애널리스트는 "기업수명이 1960년대는 60년, 지금은 15년, 2020년에는 12년에 불과할 것으로,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포춘 500대 기업 중 52%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모델, 문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이다. 기업들은 선두가 되기 위해, 그 전에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들은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정보의 흐름을 담당하는 전사자원관리(ERP) 고도화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전세계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글로벌 ERP를 구축했으며, 지난해부터 SAP기반의 차세대 ERP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 관계사와 대외 구객을 대상으로 58개국에서 ERP사업을 해온 삼성SDS는 지난 5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혁신기술과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리얼 2019'를 개최, 삼성 SDS의 업종 노하우와 IT 신시술 역량을 집대성해 체계화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인텔리전트 팩토리, 클라우드 및 시큐리티, 디스트럽티브(Disruptive) 테크놀로지 등 4개의 축으로 이뤄졌다"며 "이를 기반으로 제조기업이 겪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금융, 공공, 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클라우드 ERP도입을 결정했다. SAP의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하나(HANA) 기반의 차세대 ERP로, 현대·기아차는 자동차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SAP ERP를 적용, 2026년까지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최근 출시되는 클라우드 ERP는 머신러닝과 분석기능이 내장돼있어 기존 시스템에 비해 훨씬 민첩하고 강력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빨라야 5~6년에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구축형 시스템과 달리 항상 최신 시스템 유지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현대·기아차 엔터프라이즈IT사업부 권동복 상무는 최근 SAP가 주최한 행사에서 "2005년 현대미국법인에 'SAP ECC(ERP Central Component) 6.0'을 구축한 이후, 빠른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S/4 HANA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HEC)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첫 단계로 다음달부터 국내 공장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어 2단계로 전사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PI)와 연계해 ERP 시스템을 통합하고, 인도 개발센터를 통해 글로벌 통합 운영을 진행한다.

이어 마지막 단계로 각 비즈니스 영역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을 접목할 방침이다. 이를 구매·인사·고객경험 관련 솔루션에 활용할 경우 향후 300억원 이상의 운영비용 절감, 37%의 운영인력 감축 등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최근 SAP ECC 6.0버전에서 S/4 HANA로 전환하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기반 클라우드 구축을 타진하고 있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국내 대기업 5개 그룹 가운데 4곳이 인메모리 기반의 SAP 차세대 ERP제품인 S/4 HANA(하나) 전환을 선택했다"며 "ERP 구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5~6년 간 관련 서비스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LG CNS는 기존에 10년 이상 사용해온 외국산 ERP 대신 자체 개발, 성과를 나타냈다. LG CNS의 지능형 ERP 플랫폼 'LG CNS EAP'(Enterprise Application Platform)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 직원들은 LG CNS EAP와 가상챗봇 '엘비' 덕에 기존에 30분은 걸리던 연말정산을 10분 안에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IT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는 지난해 말 국내 ICT시장 10대 전망을 발표하고 "내년까지 적어도 55%의 기업이 디지털적으로 확정된 디터미네이션(Determination) 단계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디지털 기반 위에서 확장된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트랜스포메이션하고 미래를 재설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IDC는 내년까지 대기업의 60%가 데이터 관리 또는 수익화 역량을 확보하게 되면서, 기업의 기능 조직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까지는 80%의 단체가 새로운 디지털 KPI를 접목, 제품 및 서비스 혁신 비율, 데이터 자본화, 직원 경험 등에 초점을 맞추며 디지털 경제에서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ERP 시장에서는 독일 SAP와 오라클이 양대산맥을 이루며 경쟁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SAP코리아가 IT솔루션 부문에서 가장 큰 매출액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다만 특정 기업, 솔루션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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