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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0억 펀드 환매 중단한 라임자산운용, 무엇이 문제였나

등록 2019-10-10 10:22:23   최종수정 2019-10-10 10: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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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헤지펀드 앞세워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 시장의 주목 받아

금호고속 인수금융 투자 성공 사례 꼽혀…최종 수익률 11.9% 입소문

자금 유입 빨라지면서 부실한 자산을 운용 펀드에 포함시켜…'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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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편법 거래 의혹에 이어 환매 연기 사태까지 발생한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소규모 투자자문사로 출발한 회사였다.

라임자산운용은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15년 헤지펀드와 대체투자펀드를 앞세워 전문적으로 사모펀드를 운용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헤지펀드는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하는 '롱쇼트' 등 다양한 전략으로 국내 증시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운영됐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는 금호고속 인수금융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초 청산된 '라임 플루토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 1호'는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는 것을 목표로 한 펀드다.
 
해당 펀드는 설정된 뒤 1년 반만에 12% 가량의 수익을 냈으며 올해 초 담보로 잡았던 대우건설 지분이 전량 매각되면서 투자자에게 남은 원금과 이자를 최종 지급했다. 펀드 최종 수익률은 11.9%에 달한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2016년에 신약 개발을 위해 제넥신이 발행한 전환우선주(CPS)에 투자한 것도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제넥신 역시 2배 가량의 시세차익을 내며 펀드 수익률에 큰 기여를 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이 같은 성공 사례는 프라이빗뱅킹(PB)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 규모를 크게 늘리는 역할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금호고속 인수금융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삼아 이듬해 운용자산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2015년 말 3조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는 올해 30조원을 돌파하면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최근에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증권시장에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고액 자산가들의 뭉칫돈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다는 소식에 사모펀드 시장으로 몰렸다.

하지만 자금의 유입세가 늘어난 것은 오히려 라임자산운용에 독이된 모양새다.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해왔던 라임자산운용이 위험한 전략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메자닌 상품이 대표적이다. 라임자산운용은 매년 1조원이 넘는 자산이 몰리자 부실한 자산까지 펀드에 포함시켰고 코스닥 시장의 급락은 이 펀드의 위험성을 가중시켰다.

이번에 환매가 중단된 상품역시 메자닌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플루토 FI D-1호'는 사모채권을 주로 담는 펀드이며 '테티스 2호'는 메자닌(CB, BW)를 편입하는 펀드다. 두 펀드의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테티스 2호'는 코스닥 기업에서 발행한 것이 많아 위험성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자 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환이 어려워진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향후 공모펀드 운용 면허를 취득해 기존 라임 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었는데 이번 환매 연기 사태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크게 잃은 것은 이 회사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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