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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알리고, 숨은 보석도 찾은 정몽구배 대회

등록 2019-10-20 09:28:50   최종수정 2019-10-28 08: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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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저변 확대·동기부여 위해 마련…우승 1억원 등 총상금 4억5000만원

'애틀랜타올림픽 金 김경욱씨 친조카' 16세 여고생 김나리, 깜짝 우승

도쿄올림픽 대비해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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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정몽구배 양궁대회 남녀부 1~8위 선수들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부산=뉴시스】박지혁 기자 =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가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부산 KNN 센텀광장에 마련된 특설경기장에서 선수와 관람객 등 1000여명이 모여 세계 최고 궁사들이 펼치는 치열한 승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세계랭킹 2위이자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우진(27·청주시청)과 여고생 김나리(16·여주여강고)가 각각 남녀부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했다.

대한양궁협회 주관 대회 랭킹포인트 고득점자 남녀 각 64명과 올해 국가대표와 상비군 남녀 각 12명 등 총 150명(남자 74명·여자 76명)이 출전했다. 남자부의 이우석, 이승신(이상 국군체육부대)은 세계군인선수권대회 출전으로 불참했다.

최고 궁사들이 총출동하는 대회 수준에 어울리게 권위와 상금도 최고였다. 우승자 외에 8위까지 상금을 받았다. 준우승이 5000만원을 받고 3위가 2500만원, 4위가 1500만원을 받았다. 5~8위 선수들에게는 800만원씩 주어졌다. 총 상금 규모는 약 4억5000만원이다.

김우진은 "상금이 크게 걸려 있는 대회인 만큼 양궁 선수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대회"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저변이 확대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양궁 저변 확대와 대중화를 위해 마련됐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 한복판에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양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지만 대중적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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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2019 정몽구배 양궁대회 우승자 김우진(왼쪽)과 김나리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그러나 정몽구 협회 명예회장과 정의선 협회장은 1985년부터 지금까지 대를 이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양궁 발전에 공을 들였다.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 대회도 연장선에 있다. 그리고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 방점을 찍었다. 부산의 양궁 꿈나무들에게 '에스코트 키즈' 기회를 줬고, 체험장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선수와 지도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목적도 있다. 높은 상금과 더불어 선수 상금의 25%는 지도자에게 경기력 향상 연구비로 지급된다.

또 협회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내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세밀함을 더했다.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실제로 올림픽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흡사한 환경에 경기장을 설치했다. 사대 높이를 50㎝ 높이고,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 마련한 게 특징이다.

대회 동안 비가 많이 내리고, 돌풍이 심해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혜진(LH), 최미선(순천시청), 이승윤(서울시청)과 여자 세계랭킹 1위 강채영(현대모비스) 등 강자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지만 선수들은 명승부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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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정몽구배 양궁 대회 4강 진출자들과 에스코트 키즈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특히 여자부에서 정상에 오른 김나리가 화제였다. 2003년생으로 겨우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랭킹라운드를 30위로 통과했지만 쟁쟁한 실업·대학의 언니들을 따돌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이 대회에서 고교생이 우승한 건 처음이다.

김나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경욱씨의 친조카이기도 하다. 김나리의 아버지가 김경욱씨의 오빠다.

김나리는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 최강이지만 비인기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양궁이라는 종목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배이자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오진혁(38·현대제철)과 준결승에서 좋은 승부를 펼친 김우진은 "숨어있는 보석을 찾을 수 있는 대회인 것 같다. 그만큼 다른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한국 양궁에 대해 '요즘 성적이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장영술 협회 부회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많은 관객들 앞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양궁 선수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해준 대회가 됐다"며 "대한민국 대표 양궁대회로 자리 잡은 만큼 지속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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