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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文 "남북, 잃어버린 세월 느낌…출발선 시작 기분"

등록 2019-10-25 2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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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지난해와 달리 올해 급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 "그동안의 세월이 유독 남북관계에선 '잃어버린 세월'처럼 느껴진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재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해 9월 평양 방문 당시의 감정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과거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든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평양 방문 당시 5·1경기장에서 이뤄진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의 연설을 거론하며 "정말로 아주 뿌듯했다"며 "평양 시민들에게 연설할 때 정말 가슴 벅찼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또 "2007년 10·4 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본 궤도에 들어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때 제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 합의를 위한 역할을 했었다"고도 했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0·4 선언을 도출하고도 보수정권 10년 을 거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었던 남북관계와 지난 1년 사이 달라진 분위기가 유사하게 느껴진다는 소회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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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다음은 문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소회가 어떤가.

"평가를 어떻게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리 나름으로는 쉼 없이 달려왔다. 정말 가야할 길이 멀다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가 나빠진다 해도 적어도 일자리 문제라든지, 소득 분배 부분들이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만, 아직도 지금 국민들이 다 동의할 만큼 체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멀다."

- 오전 교육관계 장관 회의에서 정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말씀하셨다. 강남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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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국정이 참 어렵다.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 제일 강조한 게 공정이다. 그런데 요즘 지내보면 공정이라는 말들은 누구나 하지만, (그것과) 공정의 개념은 굉장히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입시만 해도 지금까지 우리가 가져왔던 교육 철학은 수능은 말하자면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할수록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 가고, 그래서 말하자면 부모 세대의 부를 대물림하는 그런 구조이기 때문에, 그리고 교육 자체를 정시에 매달리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전형을 개인 적성을 하나하나 존중하는 다양한 전형을 하는 게 공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양한 전형이라는 것이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이라는 게 공정성·투명성을 믿지 못하니까 지금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차라리 점수로 따지는 수능이,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공정에 대한 잣대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존중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기준과 잣대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학생부 종합전형, 여기에 여러 가지 불공정함, 불신들, 이런 것을 좀 더 학생부 신뢰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까지는 학종에 지나치게 기울어져있는 것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게 모든 대학이 다 그렇진 않다.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입시에 초점이 되는 서울 상위권 대학, 일부 대학이라도 지나치게 학종에 쏠려있는 것을 균형있게 바꾼다면 입시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많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신뢰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한다."

-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문제를 들고 나왔다. 언뜻 보기에 남북관계에 악재로 보이는 한편, 오히려 소통의 계기가 되고 모멘텀을 살릴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대통령 의견은 어떠한가.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될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사실 관광 자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해당되는 게 아니다. 그러나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게 지급하는 것은 제재에 위반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관광 방식은 말하자면 안보리 제재 때문에 계속 그대로 되풀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후임으로 여러 명의 이름이 거론된다. 후임 인선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가. 또 다음 개각은 예정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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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비서실장. [email protected]
"우선은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검찰 개혁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고 관련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또 패스트 트랙에 올라가 있는 법안들이 입법이 되는지도 관심사다.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그런 일에 변수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약간 천천히 생각하고 있다."

-개각도 역시 그런가

"지금 법무부 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 개혁 진척사항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그리고 남은 과제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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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시정연설에서 말한 그대로다. 혁신, 포용을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어느 정도 토대는 쌓았다고 생각한다. 누가 맡을 때까지는 국민이 인정할 정도로 성과내는 게 다음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취임 후 한반도 뉴스가 많아서 너무 바쁘게 지내왔다. 대통령이(지난해) 평양 시내에 들어갈 때 평양 시민들이 반겨줬었다. 그 때 어떤 감정이었는가.

"정말로 아주 뿌듯했다. 특히 5·1경기장에서 평양 시민들에게 연설할 때 정말 가슴 벅찼다. 2007년(에도) 10·4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본 궤도에 들어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때 제가 준비위원장으로서 합의를 위한 역할을 했었다. 그게 순식간에 남북관계가 과거로 되돌아간 감이 있다. 그동안의 세월이 유독 남북관계에선 잃어버린 세월이라고 느껴져서 과거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든다."

-이제까지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할 때, 김 위원장이 확실히 현존하는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한 적 있는가. (아니면) 조건을 단 것이 있는가

"남북 간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그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이 말하자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수준과 같다. 그런 의지로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번 피력했다. 그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모든 정상들,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시진핑 주석 등이 한결 같이 확인하고 있는 바다. 김 위원장이 원하는 조건들이 갖춰질 때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그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우리의 안전이 보장되고 밝은 미래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게 하겠는가'라고 말하는 게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그에 대해서 김 위원장이 바라는 조건들을 미국이 대화를 통해서 받쳐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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