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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발언 도중 日측이 한국 기자 철수 요구…결례 논란

등록 2019-12-24 18: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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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중 한국 기자 퇴장에 文대통령 '당황'…日 생방송에 포착

日, 지소미아-수출규제 합의 때 7분 '지각 발표'로 외교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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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중국)=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24. [email protected]
[청두(중국)·서울=뉴시스] 김태규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 도중 주최측인 일본의 일방적 진행이 도마에 올랐다. 문 대통령의 공개 모두 발언 도중 한국 기자단의 철수를 요구해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6분(현지시각·한국시각 오후 3시6분)부터 45분 동안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아베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수출규제 조치 복원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여부,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논의를 했다.

샹그릴라 호텔은 아베 총리의 숙소로 이날 한일 정상회담의 주최측은 일본이었다. 통상 주최측 정상의 숙소를 회담 장소로 정하는 외교 관례를 따랐다. 두 정상의 일정과 동선을 고려해 아베 총리 숙소로 정상회담 장소를 결정하게 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평소 한일 정상회담 때에도 양측 실무자들끼리의 은근한 신경전이 벌어지고는 했지만 이날은 더욱 심했다. 상대국 정상의 모두 발언 도중에 한국 풀(POOL) 기자의 퇴장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교역과 인적 교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상생 번영의 동반자"라며 "잠시 불편함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한 뒤, 회담장의 소란에 발언을 잠시 중단했다.

일본 취재진의 생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문 대통령의 순간적인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배석했던 다른 참모진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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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중국)=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12.24. [email protected]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문 대통령은 "경제, 문화, 인적 교류를 비롯한 협력을..."이라고 모두 발언을 이어나갔지만 취재진의 퇴장으로 이후 정확한 문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평소 한일 정상회담 때마다 크고 작은 신경전이 발생하지만 이번 처럼 상대국 정상의 모두 발언이 끝나기 전에 퇴장을 요구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 모두 앞선 한중일 정상 환영오찬 직후 양자 정상회담을 갖느라 시작 시간이 5분 가량 늦어졌고, 애초 모두 발언에 할당된 10분이 초과하자 칼같이 취재진의 퇴장을 요구한 것 같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달 22일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조건부 연장 발표 당시에도 일본은 동시 발표라는 한국과의 합의를 깨고 7분 가량 늦게 발표해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양국 간 합의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에 대해서 저희로서는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또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의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불쾌함을 나타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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