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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나는 늘공 아닌 어공…법무부 바람막이 할 것"

등록 2020-02-11 18: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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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침해 우려돼 공소사실 요지만 공개"

수사중엔 비공개…공판 후엔 심의로 결정

추미애 "나는 어공…책임 내가 진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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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2.11. [email protected]
[과천·서울=뉴시스]오제일 김재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관련 절차에 따라 합리적으로 공소장을 공개했다는 것인데, 추 장관은 이 과정에서 법무부 간부들과 충분히 논의를 했고 자신이 바람막이 역할을 자처하며 내린 결론이라고도 설명했다.

추 장관은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등 절차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공개를 한 것이지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하나의 왜곡이 아니냐"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의 공소장을 제출해달라는 국회의 요청을 받자,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등을 근거로 공소사실의 요지만 제출한 바 있다.

즉 법무부로서는 수사가 진행 중인 다른 피의자나 재판을 받게 될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기보단 공소사실의 요지만 제출했다는 게 추 장관의 설명이다.

최근 미국에서 기소 직후 공소장을 공개하는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진실 공방으로 끌고가는 것은 우리에게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미국에서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는 사례를 언급했다.

이 실장은 미국은 초범인 소년범죄 사건, 피고인 등에게 위해가 있는 때, 영업 비밀을 지켜야 하는 경우 등에서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어떤 이유에서 공소장이 비공개되는지에 대해 우리가 천착하자는 것"이라며 "(미국은) 절차적 과정이 형사사법에 구축돼 있기 때문에 공소장 비공개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런 환경과 제도를 우리나라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공소사실이 공개되더라도 사건 관계인의 인권보호를 위한 이른바 '보도 규정'을 따른다는 설명도 추가로 내놓았다.

이 실장은 "(미국에서는) 유죄 확정 전까지 공소사실은 혐의일 뿐이라는 것을 명시해야 하고, 배심원을 격리시켜 언론 보도로부터 차단하는 조치도 피고인의 변호인이 취할 수 있다"면서 "이런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언론 보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집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독일은 공소장 공개를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이제는 국민의 알 권리와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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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공소장 공개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2.11. [email protected]
이러한 기조에 따라 추 장관은 앞으로 수사 중인 사건에서는 피의사실을 포함한 내용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공판 개시 이후에는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필요성이 인정되면 공소장 전문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 경우 각급 검찰청에 설치된 형사사건 공개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무부 훈령을 제정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경우 장시간 복수의 법무부 간부들과 논의를 거쳐 공소사실 요지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내가 혼자 내린 결정이 아니고, 아주 장시간 이 자리에 있는 (법무부 간부)분들이 다 참여했다"라며 "저는 흔히들 얘기하는 '늘공'이 아니라 '어공'이다. 책임은 내가 질테니 여러분은 원칙 아래 소신껏 일하고 바람막이를 제가 하겠다고 말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국회의원 시절 공소장 공개가 잘못된 관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라는 질문'에는 "무죄의 예단에 개입할 수 있는 자료를 무리하게 달라고 해본 적이 없다"며 "인사청문회 자료로 삼기 위해 요구해서 받은 적은 있고, 그런 것들과 무관하게 요구했던 적은 없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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