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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개발에서 양산까지' SK하이닉스의 '마에스트로' 진교원 개발제조총괄 사장

등록 2020-02-27 06:40:00   최종수정 2020-03-09 09: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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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 '혁신의 아이콘'

'행복한 SK하이닉스' 그려가는 ‘행복 크리에이터’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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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진교원 SK하이닉스 제조개발총괄 사장. 사진 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Computing Everywhere, Computer Everywhere'

SK하이닉스의 개발과 생산을 총괄하는 진교원 제조개발총괄 사장은 '모든 곳에 컴퓨터가 존재하는 세상'이 SK 하이닉스가 ‘여태 가져본 적 없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현재의 SK하이닉스에 가장 필요한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그 고민의 결과물을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SK하이닉스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2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진교원 사장은 2014년 SK하이닉스 NAND총괄본부장을 시작으로 NAND개발부문장, 품질보증본부장, DRAM개발사업담당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가 관여해 성과로 이어진 사업을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 이런 그를 지금의 자리로 이끈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

"특정 성과를 저 자신의 성과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때그때 회사가 이룬 전체 성과 중 일부가 제 성과이고, 당연히 회사의 실패 중 일부도 제가 관여된 것입니다. 제게는 항상 배울 수 있는 선배와 상사가 있었고, 또 저와 함께 생각을 구현해 준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제 성공 방정식은 SK하이닉스와 함께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냉철하게 자신과 현재를 바라보고, 지금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 그 역시 SK하이닉스의 현주소를 냉정히 평가하며, 업계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시기를 겪은 역사가 있습니다. 그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온 경험으로부터 얻은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은 발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업계 최고의 위치에 서본 적은 없죠. 최고가 되기 위해, 다른 회사보다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달라야 합니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해야 하겠지요. 지금 SK하이닉스에는 ‘최고가 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기술 기반 사업인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행력이 앞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개발/제조 경쟁력의 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TAT(Turn-around Time) 단축, 신제품 램프업(Ramp-up) Speed 혁신,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기반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으로 조직의 효율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진교원 사장은 최근 회의공간도 바꿨다. 긴 테이블과 큰 의자를 치우고 스탠딩 테이블을 놓고 의자는 회의실 벽을 둘러서 배치해서 참석자 누구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논의 주제에 관련된 모든 경영진과 구성원이 함께 토론에 참여해서, 의사결정의 속도와 품질을 높이려는 의도다. 이처럼 그 역시 매일 혁신을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일은 현장에서 일어납니다. 제가 내리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보 역시 현장에서 나옵니다. 현장이 변화해야 진정한 혁신인데, 현재의 방식으로는 변화의 방향이 현장에 전파되고, 또 현장의 목소리가 제게 전달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더군요.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조직 전체에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되기까지 1년은 족히 걸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1년 동안 진짜 혁신은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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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진교원 SK하이닉스 개발제조총괄 사장. 사진 SK하이닉스
"조직 전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구성원과 경영진의 미드필더인 팀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은 대부분 팀장을 보고 일합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에게까지 변화의 바람이 전파되고 피부로 느끼게끔 하기 위해 팀장과의 소통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구성원 모두가 변화를 실감해 자발적으로 SUPEX를 추구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요즘 진교원 사장은 말이 부쩍 길어졌다고 한다. 회의하거나 다른 구성원을 만나면 생각지도 않게 말이 길어져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애써 바꾸려 노력하진 않는다. 여러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조직의 상사로서 잔소리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이 길을 먼저 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진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개발과 제조, 전체를 조율하는 SK하이닉스의 '마에스트로'

최근 반도체 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핵심 제품 몇 가지만으로 충분한 매출을 창출할 수 있었지만,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파생 제품 하나하나가 중요한 시장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에 SK하이닉스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신설 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제품(Product) 중심 사업 체계’를 갖추고, 각 조직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을 이에 맞춰 바꿔나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진교원 사장은 개발제조총괄 조직의 수장으로서 지금 그 선두에 서 있다.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사업 성과를 얻을 수 있고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문별로 각기 진행한 개발과 제조, DRAM과 NAND,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는 필연적으로 비효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경쟁력 혁신의 첫 번째 전장입니다"

"우선 조직 간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각 조직이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담당 간의 협업을 생각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개발제조총괄 산하 담당 조직간 상호 기여할 수 있는 항목을 협업 과제로 정하고, 협업 조직간 인력 교류와 일 중심의 자리 배치 확대 등 전체 조직이 원팀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됐고 업무 효율 역시 향상되고 있습니다. 개발제조총괄의 신설 이유인 전체 최적화가 조만간 가시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교원 사장은 그간 NAND와 D램 부문을 가리지 않고 개발과 제조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도맡아왔다. SK하이닉스의 두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 중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루 경험을 쌓았고, 반도체 개발과 제조 양 부문에 대해서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량을 축적했다. 이에 사내외에서 개발과 제조 전 부문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에 가장 적합한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먼저 제품 중심 체계 완성을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에는 설계, 공정, 패키지 등 개별 기술마다 각각 로드맵을 수립해 운영하면서, 하나의 제품 관점에서 볼 때 각각의 요소 기술이 필요한 시기에 확보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 관점에서 필요한 기술들의 개발 로드맵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개발과 양산 시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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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진교원 SK하이닉스 제조개발총괄 사장. 사진 SK하이닉스
이처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양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작업. 진교원 사장은 ▲양산 전 생산이슈에 대한 철저한 검증 ▲양산 라인의 공정 능력을 명확히 파악하고 개발 제품의 공정 마진과 매칭하는 등 이를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양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양산 전에 미리 확인해 조치하기 위한 검증과정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산 라인의 공정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정량화한 양산 공정 능력을 반영해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신규 개발 제품이 단기간에 큰 사업 성과에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확고한 신념으로 ‘행복한 SK하이닉스’를 그려가는 ‘행복 크리에이터’

진교원 사장은 행복 추구가 명문화된 SKMS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SK하이닉스의 ‘행복’에 대해서도 논리 정연하게 정리된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있었다. 특히 행복을 일처럼 추구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처음에는 일처럼 목표를 세워놓고 구체적으로 전략을 세워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능할 것 같았죠. 행복의 조건은 구성원마다 다릅니다. 천 명의 구성원이 있다면, 천 개의 행복이 있죠. 그 하나하나의 행복을 다루는 건 조심스러운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구성원들의 행복을 저해하는 공통요소들을 찾아 없애는 작업은 일처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교원 사장은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행복을 추구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도 남겼다.

"개인의 행복이 십인십색이므로 행복의 요소도 무척 다양하겠지만, 우리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행복의 요소는 자율감, 관계감, 유능감입니다. 현재 ICT 분야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은 정말 높습니다. 이런 유리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일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면 유능감이 높아지면서 행복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유능감은 자율감, 관계감도 함께 높아지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마음껏 이런 환경을 누리고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유능감의 원천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얼마든지 이기적으로 행복을 추구할 것을 권장합니다. 저는 개발제조총괄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이 경쟁력의 향상을 통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환경을 잘 구축하겠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퍼져 나가서 세상의 모든 유능한 인재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우리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 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미 경쟁에서 앞서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가성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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