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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美, 코로나19에 예비군 동원…우리는 부작용 우려

등록 2020-04-04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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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동원 시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가능성

민방위대 역시 동원 후 역할 불분명해 미검토

우리나라 예비군 270만명, 민방위대 353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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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4.02.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퇴역 군인으로 구성된 예비군까지 동원할 태세다. 반면 우리 정부는 예비군 동원이 오히려 감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이미 예정된 예비군 훈련까지 연기시키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퇴역 병력과 주 방위군 예비군에 코로나19 대응 임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비군을 의료·재난 대응·응급상황 인력으로 활용해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다보니 예비군의 힘이라도 빌려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외에 영국과 페루 등도 예비군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역시 국가 비상 사태 때는 예비군을 동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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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4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열린 2019년 첫 예비군 훈련에 참석한 예비군들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시가지 전투 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9개 시·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2019.03.04. [email protected]
예비군은 전역해 예비역이 된 장교, 준사관, 부사관을 비롯해 현역 또는 상근예비역 복무를 마친 후 약 8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복무를 마친 후 약 8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으로 현재 규모는 270만명이다.

예비군의 임무는 전시, 사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현역 군부대의 편성이나 작전에 필요한 동원을 위한 대비 등이다. 예비군 동원권은 국방장관에게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예비군 동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예비군을 동원할 경우 오히려 코로나19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서다.

실제로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예정된 예비군 훈련을 취소하거나 연기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특별재난지역이 된 대구와 경북(청도, 경산, 봉화) 지역에서 올해 예비군 훈련을 아예 면제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예비군 훈련 역시 모두 미뤄졌다. 국방부는 4월17일로 미뤘던 동원 예비군 훈련과 지역 예비군 훈련 개시 시점을 6월1일로 재차 연기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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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 본관 앞에서 민방위 화재대피 훈련 후 직원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다. 2019.03.20. (사진=강남구 제공) [email protected]
정부는 20~40세 남성 353만명으로 구성된 민방위대를 동원하는 것 역시 고려하지 않고 있다.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은 전국 지자체장들이 민방위대를 동원할 수 있는 요건으로 '자연재난이나 인위적 재난이 있을 경우 그 재난을 예방하고 복구하여야 할 관서의 기능만으로는 그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곤란할 때'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보건복지부 등 주무부서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으므로 민방위대가 투입될 필요가 없다는 게 민방위 업무 담당인 행정안전부의 입장이다. 코로나19가 전국에 급속도로 확산돼 국가동원령이 발령되면 전국 민방위대 동원을 검토하겠지만, 아직은 동원 요건을 충족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예비군이나 민방위대가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돼도 업무 분장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긴 어렵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반 40세 미만 남성들인 민방위 대원은 감염병 대응 단계에서는 맡을 역할이 애매하다"며 "재난 대응 단계에서는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민방위대가 동원된 최근 사례는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다. 예비군이 마지막으로 동원된 사례는 1998년 12월17~18일 남해안 북한 잠수정 소탕 작전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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