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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투·개표 기계 해체까지…"실수 있었지만 조작 불가"

등록 2020-05-28 19:05:12   최종수정 2020-06-01 09: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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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투·개표장 그대로 재연하며 의혹 반박

"개표 과정 중 선거인 수 다운 받지 않아"

투표분류 노트북 제시해 "무선랜카드 없어"

"투개표 과정에 많은 분 참여해 실수 발생"

"투표용지 탈취 사건은 초유의 상황,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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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서울·과천=뉴시스] 문광호 최서진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사전투표 및 개표 과정을 언론에 시연하고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특히 투표지 분류기 등은 기계를 직접 해체해 보여주며 통신장치가 설치돼있지 않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었다"며 향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전투표 및 개표 대언론 공개 시연회'에서 사전투표·본투표·개표 전 과정을 실제로 재현해 보이며 투표 조작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를 언론에 물었다.

실제 선거에 사용된 기구와 장비들도 배치돼 필요한 경우 이를 해체해 통신장치 설치 여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투개표는 지역구 4명, 비례 35개 정당, 선거인수 4000명, 투표수 1000명을 가정해 진행됐다. 시연회는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예정보다 한시간 늦은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종료됐다.

김판석 선관위 선거국장은 구체적인 설명에 앞서 "투개표 관리는 선관위 직원 외에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금융기관직, 일반시민 등 30만명이 참여 하에 이뤄진다"며 "단언컨대 이런 환경에서 선거부정을 저지르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조작관여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선관위의 투개표 과정에 대한 설명 후 실제 시연이 시작됐다. 정당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이 기표소와 투표함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투표함의 앞뒤를 일회용 자물쇠로 봉쇄한다. 다음으로 특수봉인지가 자물쇠함에 부착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특수 봉인지는 훼손 시 특수마크가 표시된다"며 "떼어내면 그 기능이 상실된다"고 설명했다.

투표 시연에서는 본인확인 후 발급되는 일련번호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일련번호는 총 31자리의 바코드로 표시되며 어떤 개인정보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선관위의 설명이다. 또한 선거인 명부 수령인단에 일자가 기록돼 이중 투표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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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시연회에서 관계자가 투표지분류기에 설치된 노트북을 분해하여 랜카드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가장 관심이 모인 개표 시연이 뒤이어 진행됐다. 개표 참관인이 투표함 봉쇄를 확인 후 개표가 진행되는데 투표함이 열리면 사무원들은 투표지를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로 구분해 가지런히 정리한다.

시연은 지역구 투표지로만 진행됐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종료 후 읍면동 투표구명, 정당 후보자명 등 기본정보는 USB에 담아 수시로 업데이트하면 정보가 표출된다"며 "따라서 개표 과정 중 수시로 선거인 수 자료를 다운 받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투표지 분류기를 통한 투표지 분류 과정도 시연됐다. 선관위는 "투표지 분리기가 개인정보를 분석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앞서 설명한 바 같이 바코드에는 개인정보가 안 들어있다"며 "선거별 분류 메뉴도 지방선거의 경우 7장의 투표지 섞여있어 이를 선거별로 분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필요하지 않았으므로 사용 하지 않았다"며 "2차 바코드를 읽는 스펙트럼 센서라는 별도 장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투표지 분류기 등 선거 장비를 언론에 공개하고 이를 해체해 민경욱 통합당 의원이 제기한 통신장치 설치 여부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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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선관위는 투표지를 분류하는 노트북과 상용 노트북을 해체하고 "상용 노트북은 무선랜카드가 장착돼있지만 투표지 분류기로 사용되는 노트북에는 같은 위치에 무선랜카드가 없다. 일괄적으로 탈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린트에 와이파이가 장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희도 처음에 납품 받을 때 (와이파이) 제거를 요청했지만 물리적으로 제거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 제거하지 못했다"면서도 "프로그램상에서 네트워크에 대한 기능을 삭제하고 사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용 와이파이와는 달리 투표지 분류에 사용된 프린터는 프로그램상 와이파이 설정 기능이 없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주장하는 스펙트럼 센서나 외부통신이 가능한 장비는 투표지 분류기에는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심사계수기 역시 해체한 뒤 "투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센서나 이런 건 보이지 않고 어떤 외부장치와 연결할 수 있는 외부 커넥터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단순 개표보조 장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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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을 하고 있다. 2020.05.28. [email protected]
이후에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선관위는 전주시 완산구에서 (투표수보다) 투표지가 10매 더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 "저희도 당황스럽다"면서도 "개표장이 혼란스럽다. 개표 과정에서 표가 있던 게 포함될 수도 있다. 또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투표지 10매가 부족한 걸로 나타나 이 투표지가 이쪽으로 잘못 분류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판석 국장은 "투개표 과정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다보니 실수가 발생하고 있고 선거인께서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며 "앞으로 선거절차에 대한 홍보를 더욱 더 강화하고 투개표 사무원에 대한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해서 국민들께서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질의응답 중 QR코드 사용의 법적 근거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오자 선관위는 원활한 선거관리를 위해 선거법 개정을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QR코드와 관련)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자는 차원에서 국회에서 정의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작년 국회 일정이 여의치 못해서 법 개정이 되지 못했다"며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논란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여야가 조속히 선거법을 개정해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의원이 오전 기자회견에서 소개한 제보자가 선관위 사무원을 통해 투표용지 6장을 받았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 사건은 우리 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해서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검찰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조만간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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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투표지 취득 및 선관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투표용지 탈취사건은 저희들로서도 초유의 상황이다.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며 "조속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관외 사전투표장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CCTV를 설치하라는 법적 규정은 없다면서도 "선관위 청사가 그렇게 여유가 크게 없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각계 의견을 모아 심도 깊게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공개시연이 이뤄지는 과천 중앙선관위 앞에서는 시민 100여명이 "부정선거" "총선 무효"를 외치며 선관위를 규탄했다. 이들은 민경욱 통합당 의원이 부정선거의 증거로 제시한 'Follow the party' '투표는 한국인, 개표는 중국인? 조작은 선관위?'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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