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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북미회담 꺼낸 文대통령…'두 바퀴 평화론' 결실에 명운

등록 2020-07-01 18: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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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美 대선 전 성사 필요성 강조…"북미 대화에 전력 다할 것"

남북 관계 개선→ 북미 대화 촉진…'두 바퀴 평화론' 입증 의지

비건 방한 앞두고 견제?…靑 "북미 회담, 한반도 평화 첫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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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한-EU 화상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필요성이 시급한 현재의 상황과 직결된다. 북미 대화의 진행 속도와 관계없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존 '두 바퀴 평화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한·유럽연합(EU) 화상 정상회담에서의 문 대통령 모두 발언 외에 비공개 회담에서의 추가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이 대선 이전에 북미 간의 대화 노력이 한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그러면서 "EU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역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을 언급하며 중재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것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밝힌 '현실론'과 결이 다르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독일 비영리기구 저먼마셜펀드가 주최한 화상 회의 형태의 '브뤼셀포럼 2020'에서 미국 대선 일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예로 들며 올해 안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어려울 거라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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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0.06.30. [email protected]
비건 부장관은 "남은 시간과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창궐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북미 사이의 대화는 분명히 가능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과의 이러한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걸린 11월 대선 때까지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현상 유지' 차원의 메시지였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서울 방문을 앞두고 나온 비건 부장관의 이러한 언급이 사실상 북·미 실무대표 간 대화를 공개 제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물리적 여건 상 북미 정상 간 대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현실론' 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것이다.

비건 부장관의 이러한 발언이 언론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일정 속에 숨겨진 남북관계 개선 노력의 제동 움직임을 포착하고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4월 말 한 계간지 인터뷰에서 2년 전 비건 부장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 임명 전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에 부정적인 미국의 압박이 있었으며, 문 대통령이 비건 방한 전에 관련 내용의 승인으로 강하게 추진했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특별보좌관 한 명 임명됐다고 (연락사무소 추진) 상황을 스톱시킬 수는 없다"면서 "외교부 스톱, 통일부도 얼음 땡, 청와대에서도 뒤로 갈수록 일부는 부담스러워 해서 제가 대통령께 보고 드렸고, 연락사무소 설치와 군사합의에 관한 남북 간 합의사항을 승인하고 밀고 가신 것이다. 비건이 들어오기 전에 도장을 찍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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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일정을 마친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17. [email protected]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과 관련해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했고, 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생각은 이미 미국 측에 전달이 됐고, 미국 측도 공감하고 있으며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3차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문 대통령의 구상이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 미국 측에 전달됐다는 점은 1년 이상 멈춰선 남북미 정상간 대화를 더이상 멈출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남북관계에 있어서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간다면 그 역시 북미 간의 대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며 기존의 '두 바퀴 평화론'이자 '선순환론'을 강조한 바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두 바퀴 축으로 동시에 굴러갈 때 진정한 의미의 한반도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 온 '두 바퀴 평화론'이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대화가 멈춰서면서 남북관계까지 함께 중단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자신의 구상을 공개적으로 재확인 한 것은 일부 회의적 시각을 차단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의) 가장 중요한 첫 디딤돌이자 첫 발은 북미 회담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북미 회담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그동안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부분은 결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돼야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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