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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소피아, 박물관→이슬람 사원 전환' 터키 결정에 비난 쇄도

등록 2020-07-12 07:27:54   최종수정 2020-07-20 10: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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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터키)=AP/뉴시스]터키 이스탄불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아야 소피아 앞에서 11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아야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사용하기로 한 1934년의 법원 결정을 파기, 아야 소피아를 이슬람 사원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그리스, 프랑스,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결정 재고 촉구 및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2020.7.12
[프랑크푸르트(독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요한 사우카 세계교회협의회(WCC) 의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이스탄불의 랜드마크인 아야 소피아를 박물관에서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기로 결정한데 대해 "슬프고 실망스럽다"고 서한을 통해 밝혔다.

사우카 WCC 총장은 11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아야 소피아 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람들에게 개방과 만남, 영감의 장소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야 소피아 성당은 1500년 전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지어졌으며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을 정복한 후 모스크로 개조됐다. 세속주의를 표방한 터키 정부는 1934년 박물관으로 만들었고, 현재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그러나 1934년의 정부 결정을 파기한 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 10일 아야 소피아에서 이슬람교 예배를 열 수 있다고 선언, 아야 소피아를 박물관에서 이슬람 사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공식화했다.

사우카 총장은 아야 소피아가 박물관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포용과 세속주의에 대한 터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상호이해와 존중, 대화와 협력을 증진하고 오래된 적대감과 분열을 피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WCC는 약 350개의 개신교, 정교회, 성공회 교회들로 참여해 구성돼 있으며 신도는 약 5억명에 이른다고 말한다.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에르도안은 이슬람에 뿌리를 둔 집권 정의개발당(AKP)에 대한 지지를 높이기 위해 아야 소피아의 이슬람 사원 전환을 둘러싼 논쟁을 자주 이용해 왔다. 그 결정은 정교회 기독교인들 사이에 깊은 실망감을 불러일으켰고 이웃이자 라이벌인 그리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불렀다.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프랑스는 아야 소피아에 대한 터키의 결정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이러한 결정들은 현대적이고 세속적인 터키의 가장 상징적인 행동 중 하나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야 소피아는 종교의 자유와 관용, 다양성의 상징으로 그 종교·건축·역사적 소중함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종교적 유산, 대화, 관용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계속 대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터키가 아야 소피아를 어떻게 모두에게 개방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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