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다주택 '사면초가'…초고가 2채도 내년부터 억대 보유세

등록 2020-07-13 15:33:12   최종수정 2020-07-20 09:25:38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정부, 부동산 세제 망라한 압박…다주택 '고통' 확산

법인투자 이어 증여까지 '우회' 원천봉쇄…"결단만 남아"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버티기나, 백기투항이냐."

정부에서 추진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이 내년 6월부터 다주택자를 코너로 몰아세울 전망이다.

강남의 초고가 2주택 이상 소유자도 이르면 내년부터 억대 보유세를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주택 매입시 내는 '취득세', 주택 매각 시 내야하는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도 커지면서 진퇴 자체가 쉽지 않게 된다.

세금 회피 우회 통로는 사실상 모두 봉쇄될 전망이다. '법인 설립' 투자에 이어 '증여'에 붙는 세금까지 무거워져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리팍·잠실5' 2주택자, 내년 추정 보유세만 1.7억

13일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세무사)에 의뢰해 내년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 예상금액을 추정한 결과, 강남 초고가 아파트 2채만 가지고 있어도 보유세만 연간 억대의 세금을 내게 될 전망이다.

서울 마포구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1채(공시가격 기준 올해 10억1760만원)와 강남구 은마 아파트 1채(15억3300만원) 등 2채를 보유한 경우, 이번 세제 개편안을 반영해 내년에 납부할 보유세는 6811만3544원으로 추정된다. 내년도 해당 단지의 공시가격이 평균 10% 인상된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액수다.

이는 올해 같은 조건의 보유세 2966만936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세 부담 상한도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자의 경우 200%에서 300%로 높아져, 1주택자(150%) 대비 세금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30억9700만원)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16억5000만원) 등 2채를 소유한 경우, 같은 조건으로 추정한 결과 내년도 보유세는 1억6969만1643원으로 앞으로 매년 억대 보유세를 내야 한다. 올해(7548만4690원) 대비 2.3배다.

만약 아크로리버파크,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 3채 보유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이미 올해 보유세가 1억726만4902억원으로 추정돼 이미 올해부터 억대 보유세를 물게 됐다.

지난해(7480만6310원) 대비 43.9% 늘어난 것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2.4배 늘어난 2억5717만523원으로 세금 부담이 급증한다.

정부의 보유세 압박 카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무겁게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일단 2년 내 종부세를 산정할 때 과표기준으로 사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폐지된다. 이 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실제 세금 납부액을 산출하는 데 쓰이는 일종의 할인율인 데, 지난 2018년부터 매년 5%포인트(p)씩 높아져 오는 2022년(100%)에 이 같은 할인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주택 유형이나 지역별로 형평성 논란이 큰 공시가격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 '현실화 로드맵'이 나올 예정이다. 최종 현실화율 목표치, 도달기간, 제고방식 뿐만 아니라, 공시제도의 정확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도 종합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특히 공동주택에 비해 현실화율이 크게 낮은 단독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조짐이다.

◇취득세·양도세에 증여 부담도 커져…다주택 진퇴로 막힌다

취득세도 급격하게 늘어나 주택수를 늘리기가 쉽지 않게 됐다.

현재 3주택자까지는 주택 가격에 따라 1~3%, 4주택 이상은 4%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주택 가액과 상관없이 2주택 세대는 8%, 3주택 이상 세대는 12%의 취득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사실상 2주택자가 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반면 주택을 팔아 다주택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막대한 금액의 시세차익을 반납해야 한다.

우선 다주택자에서 이미 다주택에 대한 중과로 세금 부담이 큰 양도소득세의 경우 중과율이 더 높아진다.

현재 2주택자는 기본세율(6~42%)에서 10%p, 3주택 이상은 20%p 등 최고 62%까지 세금을 내야 하지만 각각 10%p씩 높아진다. 또 주택 구입 이후 1년 미만에 다시 팔면 양도소득세율이 현행 40%에서 70%로 오른다. 2년 미만에 팔 경우 60%를 부과하는 등 단기 시세차익 환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내년 6월1일부터 양도세 중과 강화를 유예해서 다주택자들의 선택을 종용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그동안 세금 회피 통로로 활용해온 수단들도 모두 막힌다.

정부는 이미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공제(6억원)와 세 부담 상한을 폐지하는 등 법인 설립을 통한 주택 투자를 차단하기로 했다. 법인 명의로 주택을 매입할 경우,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아 법인의 부동산 투자는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기에 가족이나 자녀에 주택을 증여할 때 내는 세금도 한층 더 무거워진다.

부동산을 증여 받는 사람은 증여세(최고 50%)와 취득세, 인지세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는 데, 이 중 상속이나 증여의 사유로 주택을 취득할 때 적용 받는 취득세율은 일반적으로 주택을 취득할 때와 별개다.

특히 현재 증여 시 취득세는 단일세율로 공시가격의 3.5%를 낸다. 이는 증여세와 취득세를 합쳐도 양도세(중과세율 현 최대 62%, 내년부터 72%)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다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증여를 선택하게 되는 유인이었다.

정부는 이에 증여 시 취득세율의 인상을 추진 중이어서 이 같은 절세책도 막힌다.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따라 각광 받았던 부담부 증여도 양도세 중과세율이 높아짐에 따라 더 이상은 조세 피난처로 활용되기 쉽지 않게 됐다.

우 팀장은 "세제 개편 이후에는 증여 시에도 세금으로 수억원을 내게 될 수도 있어 절세 혜택이 없어진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모든 세금 우회 수단이 막힌다"고 말했다. '버티기냐, 백기투항이냐' 사실상 다주택자들이 선택해야 할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상 증세' 논란 일파만파…정부 "1주택 장기 보유, 해당 안 돼"

정부의 전방위적인 세금 압박으로 다주택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제사보다 젯밥'이라며 이번 정부의 세제 강화가 '사실상의 증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임대사업자의 경우 양도세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정부 정책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소원까지 불사할 태세다.

특히 정부는 이번 7·10 대책을 통해 등록 임대주택 사업을 폐지하면서도 '소급적용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10년 이상 임대주택 사업 시 받을 수 있는 양도세 절감 혜택을 노리고 장기(8년) 임대주택 등록 후 임대 연장을 계획 중이던 사업자의 경우 예상치 못한 세금을 납부하게 될 처지다.

사업자들은 "착실히 세금 내고, 규정도 지켰는데 정부가 투기자만 찾아서 규제해야지, 투기세력 잡겠다고 선량한 국민까지 날벼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대사업자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나 3주택 이상의 경우 중과세율 인상으로 인해 세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다주택자는 2019년 기준 전 국민의 0.4%에 불과하다"면서 "실수요 목적의 장기 1주택 보유자, 고령자에 대한 이번 종부세 인상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강남 지역 시가 40억원짜리 초고가 아파트 1채 소유자의 경우 내년도 종합부동산세는 2940만원이지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년 장기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882만원으로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기재부는 "정부는 투기수요 근절과 실수요자 보호라는 기본원칙 아래 서민주거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2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실수요 1주택자 세 부담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