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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현 "모성애 전투력 끌려…강동원과 호흡 척척 맞았다"

등록 2020-07-16 16:56:30   최종수정 2020-07-27 09: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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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속 생존하는 '민정' 역 맡아

24년차…"좋은 배우로 불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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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이정현. (사진=NEW 제공)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모성애로부터 전투력이 나오는 게 좋았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며 상황이 납득이 갔죠. '반도'가 관객들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배우 이정현이 16일 영화 '반도'의 오프닝 스코어에 대해 "숫자를 듣고 너무 깜짝 놀랐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도'는 15일 개봉 첫날 35만2926명(롯데시네마 제공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이 찾았다.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인 '남산의 부장들'(25만2059명)을 넘은 수치다.
 
이정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시국에 개봉해 걱정이 너무 많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영화관이나 영화인들이 힘든데 활력이 되는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반도'는 영화 '부산행'의 4년 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이정현은 '반도'에서 남다른 생존력과 모성애로 폐허가 된 땅에서 4년 넘게 살아남은 생존자 '민정' 역을 맡았다.

"연상호 감독님이 어느 날 갑자기 잘 지내냐며 연락이 왔어요. 같이 작업을 하자고 하니까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너무 좋았죠. 다른 배우를 거치지 않고 저한테 첫 번째로 바로 연락했다고 하더라고요. '민정' 역에 저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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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이정현. (사진=NEW 제공)
시나리오를 읽으며 캐릭터에 끌렸고, 액션인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정현은 "연 감독님 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고 캐릭터가 좋았다"며 "특히 전투력이 모성애로부터 나오는 게 좋았다. 평생 못 만날 수도 있는데 액션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속도감 있는 카체이싱으로 통쾌한 액션을 보여준다. 이정현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차 추격 신을 걱정했다"며 "감독님께 '운전 연습을 열심히 하겠다'고 했더니 'CG로 한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현장에 가니 다 준비가 돼 있었고 감독님의 머릿속에 정확한 콘티가 있었어요. 만약 혼자 상상해야 했다면 난감했겠죠. 촬영분과 합성된 이미지를 기억하며 연기했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한국 영화 기술력에 놀랐어요."

평소 좀비물도 워낙 좋아했다고 했다. 과거 '브이(V)' 앨범 당시 좀비 콘셉트를 선보인 적도 있다. 이정현은 "촬영 당시 좀비 역의 배우들과도 합이 잘 맞아 어려움이 없었다"며 "'K-좀비'는 더 섬세하고 관절을 잘 쓰는 것 같다. 좀비 (배우들) 관찰을 많이 했는데 관절 움직임이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멋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강동원과의 호흡에는 "척척 맞았다"고 했다. "워낙 좋은 배우라고 알고 있었고 같이 한다고 해 기뻤죠. 배우 상견례 때 처음 봤는데 너무 착하고 속이 깊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도 액션을 너무 잘했고 같이 촬영할 때 NG가 난 적이 거의 없고 한 번에 오케이 됐어요."

폐허 속 함께 생존하는 역할의 두 아역배우에게도 애정을 보였다. 이정현은 "이레와 이예원 두 아역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했고 현장에서 보자마자 '엄마'라며 잘 따라줬다"며 "천진난만하고 적응력도 뛰어났다. 촬영장의 활력소이자 비타민"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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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이정현. (사진=NEW 제공)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해 어느새 24년차 배우가 됐다. 이정현은 그때와 촬영 현장이 너무나 달라졌다며 웃었다. "그때는 감독님들이 너무 무서웠죠. '꽃잎'에서 첫 촬영 때 연기를 너무 못해서 혼나고 촬영을 접었어요. 엄청 울었죠. 지금과 환경이 너무 달라요. 필름 촬영을 하던 때라 NG가 나면 난리가 났었어요."

온라인에서 이른바 '탑골 가요'로 '테크노 여전사' 시절의 '와', '바꿔' 등 노래들도 회자되고 있다. "댓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탑골 레이디 가가'라고 부르더라고요. 어린 팬들이 생기는 것도 신기하죠. 계속 영화 촬영을 하다 보니 음반을 내진 못하고 있지만 가수를 은퇴한 건 아니에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하죠."

KBS 2TV 예능 '편스토랑'에 출연하며 남다른 요리 실력도 뽐냈다. "스트레스를 요리로 풀어요. 취미가 됐죠. 20대 후반부터 찾은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 원래 요리하는 소리를 좋아해요. 어렸을 때 집에서 엄마가 밥해주는 소리가 좋았어요. 가족이 많은데 다 같이 밥을 먹은 기억이 좋은 추억이고 항상 요리할 때 행복을 느껴요."

이정현은 결혼 후에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잘되나 못되나 항상 응원해주는 남편이 옆에 있으니까 마음이 너무 편하다"며 "현장에 가면 연기에 더 집중을 잘한다. 항상 집에서 남편이 강아지 '토리'와 집을 잘 지켜줘서 고맙다"고 웃었다.

연기와 노래, 예능 다방면으로 활약해온 이정현. 그는 24년을 돌아보며 "마음의 여유가 많이 없었다. 한순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반복되는 상황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며 "달라진 건 무슨 일이든 기대를 하지 않게 됐다. 기대를 내려놓으니까 마음이 편하고, 잘되면 두 배로 감사하고 안 돼도 금방 잊게 된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앞으로도 '좋은 배우'로 불리고 싶다고 했다. "좋은 작품이 꾸준히 들어왔으면 하죠.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려고 늘 노력해요. 특정 수식어보다는 '좋은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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