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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푸어]실버세대, 이중고…"감염 무섭고 갈곳 없고"

등록 2020-09-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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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3명 뽑는 자리에 수십명 몰렸다 해"

"퇴직 후 할 수 있었던 계약직 못하게 돼"

전문가 "출입 불가능…노인 고용 올스톱"

근로 희망하는 노인 67.4%…이유 '생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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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시스] 박석희 기자 = 노인일자리 사업 재개<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손모(71)씨는 10년 전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버스 운전을 시작했다.

A씨는 올해 상반기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그만둔 뒤 다시 취업을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아예 엄두 자체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5일 뉴시스 취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해지고 60대 이상인 일명 '실버세대'는 감염 우려와 구직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똑같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라도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사망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두려움의 정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연령별 비율은 60대 이상이 90% 이상이다.

충남 대전에 거주하는 A(67)씨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평생 교직에 몸을 담다 지난 2015년 정년퇴직해 연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에만 머물다보니 아내와의 다툼이 잦아지고, 우울증이 오는 것 같아 올해 초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A씨는 "지역사회를 통해 갈만한 자리들은 이미 은퇴한 선배들이 모두 꿰차고 있다"며 "아파트 수위를 찾는다는 말에 연락을 했지만 3명을 뽑는 자리에 수십명이 몰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금생활자면서 생계형 노인들의 일자리에 욕심을 낸다는 핀잔까지 (주변에서) 들었다"며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자식들도 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하더라"고 했다.

제조업 회사에 다니는 김모(61)씨는 "퇴직이 올해 12월이고 끝나면 계약직으로 2년간 더 일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회사에 일거리가 줄어 연장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별로 모집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도 코로나로 잠정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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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 진도군 노인일자리 사업. (사진=진도군 제공)<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05.07. [email protected]
노인 일자리사업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 등은 공공의료 복지시설 봉사, 학교 급식지원, 지역 아동센터 및 보육시설 돌봄 지원, 장기요양서비스 업무지원 같은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다. 만 60세 이상은 민간의 노인 일자리 사업단이 제공하는 경비, 청소, 간병 등에 지원할 수 있다.

현재 경기도 성남, 전남 순천, 강원도 화천과 횡성, 충북 청주 등 일부 자치단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잠정중단한 상태다.

지난 7월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기준 경제활동 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인구 1427만1000명 중 장래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7.4%로 1년 전보다 2.5%p 상승했다.

그 이유로는 생활비 보탬이 58.8%로 가장 많았으며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이 33.8%로 뒤따랐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 소장은 "노인들은 지금 복지관부터 시작해서 모든 외부 출입자체가 불가능해져서 취업, 아르바이트 등 고용이 거의 올스톱이라고 보면 된다"며 "하반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텐데 60세 이상 간신히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이 머물 곳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우려되는 건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대면접촉이 어려우니 무인으로 사람 통제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노인 사망률(이 오르는)만큼 고용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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