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2021예산안]'부자증세'해도 2년 연속 세수 감소…코로나19로 법인세 17.2%↓

등록 2020-09-01 08:30:0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기재부, '2021년 국세 세입예산안'…내년 국세 수입 283조

종부세율 인상,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해 '핀셋 증세'했지만

자영업자 종합소득세, 기업 법인세수 악화일로 막지 못해

총지출 증가율은 8.5%…쓸 돈은 많고, 들어올 돈은 줄고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올해보다 43.5조원(8.5%) 늘어난 555.8조원으로 편성된 2021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2020.09.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내년 세수 규모가 올해보다 더 줄어들어 283조원 규모로 추산돼 나라 곳간에 대한 걱정이 한동안 이어지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에 따라 법인세는 물론 자영업자들이 내는 종합소득세도 큰 폭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2년 연속 '세수 절벽'이 나타나게 된 셈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 소위 '부자 핀셋 증세'가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발(發) 세수 감소 흐름을 되돌려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국세 세입예산'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 세입예산 규모는 올해 본예산 기준 291조9969억원보다 3.1%(9조1795억원) 감소한 282조8174억원으로 전망됐다.

본예산 기준 국세 수입 감소는 앞서 작년 말 통과된 올해 본예산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이는 2010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여기에 내년까지 2년 연속 이 흐름이 지속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내놓은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국세 수입을 304조90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예상보다 기대 세수가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세목별로 살펴보면 내년에는 먼저 법인세의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내년도 법인세는 올해 본예산 대비 17.2%(11조1017억원) 감소한 53조3173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법인세수는 올해 본예산에서도 전년 대비 18.7%(14조8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짜인 바 있다.

올해 기업 실적이 내년 세수에 반영되는 만큼 코로나19 위기가 불러온 기업들의 영업이익 악화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셈이다.

세목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소득세는 명목임금 상승과 취업자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예산보다 1.6%(1조3997) 증가한 89조8175억원으로 예측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득세 가운데서도 종합소득세의 감소가 눈에 띈다. 종합소득세는 올해 본예산 대비 5.3% 감소한 16조4791억원으로 전망됐다.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는 각각 4.0%, 0.7% 늘어난 43조5228억원, 16조8857억원으로 전망됐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에 반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소득세와 달리 종합소득세가 크게 감소하는 건 역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업황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고스란히 녹아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가가치세는 올해보다 3.2%(2조2175억원) 감소한 66조6535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재부는 "소비 및 수입 증가 등으로 세수가 증가하나 수출 증가에 따른 환급 증가로 인해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종합부동산세(5조1138억원)는 올해 본예산(3조3210억원) 대비 증가율이 54.0%(1조79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종부세율 최고세율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해진 결과다.

결국 초고소득자와 다주택자 등을 겨냥한 정부의 '핀셋 증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세수는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associate_pic



이처럼 국세 수입이 줄면서 내년 전체 재정수입(국세+세외+기금수입)은 총 483조원으로 전망됐다. 내년도 예산의 총지출 규모는 555조8000억원에 달한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총지출이 총수입을 초과하는 것이다. 특히 내년도 총수입-총지출 격차는 -8.2%포인트(p)에 달해 역대 최대폭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이는 결국 국가채무의 증가로 이어진다. 기재부 전망에 따르면 올해 839조4000억원(3차 추경 기준)으로 사상 첫 800조원대에 진입하는 국가채무는 내년 945조원까지 늘어난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6.7%에 육박하고, 이 추세대로라면 2024년 58.3%로 60% 턱밑까지 치고 올라설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이런 '세수 절벽'이 내후년부터는 그나마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가 같은 날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세수입은 2022년 296조5000억원, 2023년 310조1000억원, 2024년 325조5000억원 등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재부는 "2020~2021년 증가폭이 둔화돼 이후 경제 회복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2.8%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 증권거래세는 16% 늘어난 5조861억원으로, 상속증여세는 9.5% 늘어난 9조999억원으로 전망됐다. 그밖에 특별회계는 8조7199억원으로 올해 본예산(7조8795억원) 대비 10.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