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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월성1호 가동 중단 언제?" 전해들은 백운규 '즉시'로 수정

등록 2020-10-20 20:25:41   최종수정 2020-10-20 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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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점검'

외부기관 경제성 평가 나오기 전 폐쇄 시기 결정

"백운규,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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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관련 감사에 대해 "월성 1호기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되었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이고 있다. 2020.10.20. 2020.10.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를 받기 전에 이미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와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특히 백 전 장관이 '즉시 가동중단 재검토'를 지시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를 질문했다"는 취지의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감사원이 공개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지난 2018년 4월3일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하기 위한 '월성1호기 조기 폐쇄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보고 받았다.

당시 A과장은 한수원이 조기 폐쇄 결정을 하더라도 경제성, 안전성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시까지는 계속 가동하는 방안이 가능하다는 것은 물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월성1호기의 폐쇄 시기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가 아직 착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동시에 A과장은 청와대 B보좌관이 월성1호기를 방문하고 돌아와 '외벽에 철근이 노출됐다'는 점을 청와대 내부 보고망에 게시했으며, 대통령이 '월성1호기의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질문했다는 취지의 보고를 전해 들은 것을 백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에 백 전 장관은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 지역수용성 등을 고려해 폐쇄를 결정한다고 하면 다시 가동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질책하면서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A과장은 구술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1호기의 계속 가동을 원하지만 부득이하게 조기 폐쇄하더라도 운영변경 허가 시까지는 운영하기를 원하고,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보다 운영변경 허가 기간(2년)까지 운영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방침이다.

백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A과장은 조기 폐쇄와 동시에 즉시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으로 보고서를 수정했다.

이후 B과장은 한수원 본부장 등을 불러 백 전 장관의 재검토 지시에 따라 운영변경 허가 전까지 가동하는 방안은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한수원은 원안위의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해 달라고 했으나 산업부는 조기 폐쇄와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방안으로 방침을 결정하고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A과장은 감사에서 "한수원 직원들은 기존의 조기 폐쇄 추진 방안과 달라져서 부담스러워했으나, 장관이 단호하게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결정한 상황을 전달하자, 이를 거부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장관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는데 한수원 직원들도 동일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진술했다.

한수원 본부장도 감사원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방안 외에 다른 방안은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백 전 장관이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하고, 즉시 가동중단이라는 특정 방안의 이행을 요구함에 따라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시까지 가동하는 방안 등 다른 대안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고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 전 장관이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 폐쇄 시기에 대한 방침을 결정한 것은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쇄 시기를 결정하기로 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절차적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백 전 장관의 즉시 가동중단 방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과장이 방침을 공문이 아닌 구두로 전달하고, 해당 방침 외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즉시 가동중단 방침을 직접 결정한 산업부장관으로서 방침 이행과 관련된 업무가 적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되도록 관리·감독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백 전 장관의 비위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위배된 것으로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나 2018년 9월 퇴직해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인사자료 통보키로 했다. 또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함으로써 감사를 방해한 산업부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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