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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시대]화장품업계, 코로나19 불황에 '연중세일'

등록 2020-11-24 06:10:00   최종수정 2020-11-30 1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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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전국 평균 상승률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서울은 11년만에 두 자릿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12일 오후 1㎡당 1억8300만원으로 전국에서 땅 값이 제일 비싼 곳으로 나타난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앞을 관광객이 오가고 있다. 2019.0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정가 불신시대다. 화장품업계가 할인행사를 남발해 소비자들이 정가를 믿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은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위기를 맞자, 파격 할인행사로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할인가를 정상가로 받아들이는 등 정가 자체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연중 세일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매달 10일을 '미샤 데이'로 지정해 최대 50% 할인할 뿐만 아니라 자사 온라인몰 마이눙크닷컴, 보습·탄력·자외선차단제 등 부문별 세일 행사도 다양하다. 재고 소진과 매출 만회를 위해 거의 1년 내내 세일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에이블씨엔씨는 3분기(7~9월) 150억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80억원)보다 70억원 가량 늘었으며, 당기순손실은 154억원이다. 매출은 6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김잡사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기존 미샤 매장을 '미샤플러스'로 탈바꿈하는 등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스킨푸드도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을 통해 대규모 할인 공세를 펼쳤다. 6일 공개된 방송에서 스킨푸드 유근직 대표는 2주간 전 제품 7000원 구매 쿠폰 3장 발행에 합의했다. 19일까지 구매 고객 2만명에게 베스트 10종 샘플세트를 선착순 증정하고, '스킨푸드 네고왕 세트' 5000개도 한정 판매했다. 방송 직후 스킨푸드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스킨푸드는 일일 출고 가능량을 평소 15배까지 확대했다.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등 물량을 늘렸지만, 주문량 폭증으로 배송이 내년 1월17일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게시판 문의 글이 쇄도해 답변처리가 지연되고 있으며, 한달 단기 CS(고객관리) 임직원 채용 공고도 올라왔다.

스킨푸드는 2010년 국내 로드숍 화장품 3위까지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할인없는 브랜드로 유명했지만, 2015년 메르스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해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3월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번 파격 할인 행사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지만, '네고왕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로드숍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H&B스토어 등 할인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후 경기 불황에 세일 상시화로 예전처럼 화장품이 잘 팔리지도 않는다. 당장의 세일은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지만, 로드숍 브랜드 부진을 타파하는 장기적인 방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가 로드숍 화장품은 저가 브랜드로 시장 포지셔닝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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