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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 항암제 등장…국내도 1인 맞춤 치료 시대

등록 2021-03-10 14:05:07   최종수정 2021-03-22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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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킴리아', 희귀 혈액암 치료제로 허가

기대여명 짧고 치료옵션 적은 말기암 환자에 획기적 효과

국내 유틸렉스·앱클론·GC녹십자셀 등 임상 진입 목표로 개발

CAR-T 개발 어려운 ‘고형암’까지 겨냥

GC녹십자랩셀, 범용·대량생산 가능한 CAR-NK 기술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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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지난 5일 한국노바티스의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킴리아주’(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며 국내도 1인 맞춤형 항암치료 시대가 열렸다.

CAR-T 치료제는 기대여명이 적은 말기암 환자에 투여해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꿈의 항암제’로도 불린다. 기존의 많은 항암제는 생존기간 연장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말기암 환자엔 투여 가능성이 적었다. CAR-T 치료제는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에서 한 번의 투여로 명백한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관련 시장은 2025년 1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몸 안에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작용기전에 따른 것이다. 면역세포(T세포)가 암세포를 만날 수 있도록 수용체 유전자를 조작해 환자의 몸에 주입한다. ‘킴리아’의 경우 환자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전 정보를 도입한 후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 단, 강력한 면역반응에 따라 CAR-T 치료제엔 사이토카인 폭풍같은 부작용 역시 따른다.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의 경우 희귀 혈액암인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 대상 임상연구 결과 3개월만에 종양이 20% 이상 줄어드는 전체 반응률(ORR)은 53%였다. 10명 중 5명이 3개월 만에 종양이 20% 이상 축소했다는 의미다. 10명 중 4명(39.1%)은 더 이상 암이 진행되지 않는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또 소아 재발성∙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투여 3개월 안에 환자의 82%가 완전 관해(CR) 또는 불완전 혈액 수치 회복을 보이는 완전 관해(CRi)에 도달했다.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CAR-T 치료제 ‘예스카다’도 해외에서 혈액암 치료제로 사용 중이다.

국내에선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다수 회사가 개발 중이다. 앱클론은 올 2분기(4~6월) 림프종·백혈병 등을 대상으로 한 CAR-T 치료제 ‘AT101’의 임상 1상 신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유틸렉스는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 중 간암 대상 CAR-T 치료제로 올 하반기 안에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한다. 혈액암 분야에선 CAR-T 치료제가 여러 개 나왔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고형암 CAR-T는 아직 허가 제품이 없다. 유틸렉스가 진입하면 국내에서 최초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고형암 CAR-T 임상이 된다.

GC녹십자셀 역시 고형암 중 췌장암을 겨냥해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내년에 미국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현재 동물실험을 추가 진행 중이다. 작년 초 미국에서 CAR-T 치료제 임상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노바셀을 설립했다.

GC녹십자랩셀은 환자 맞춤형 CAR-T 치료제를 범용 및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CAR-NK 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체내 암세포만 공격하는 NK(자연 살해) 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하도록 조작된 CAR 단백질을 결합해 NK세포의 암세포 살상력을 증가시키는 차세대다. 기존 치료제보다 안전성이 우수하고 기성품 형태로 대량생산 가능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지난 1월엔 GC녹십자랩셀 및 미국 자회사 아티바가 미국 MSD와 최대 2조원 상당의 CAR-NK 세포치료제 공동 개발 계약을 맺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 회사는 GC녹십자랩셀이 가진 NK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 여러 개를 활용해 총 3개의 고형암 CAR-NK 세포 치료제를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개발된다면 맞춤형 치료제의 제약비용 많이 드는 단점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킴리아의 경우 약물 제조에 약 21일 걸리고 미국에선 환자 1명당 약 5억원의 치료비가 든다.

GC녹십자셀 관계자는 “CAR-T는 기존 약으로 치료하기 어렵고 기대여명이 짧은 환자를 대상으로 높은 치료율을 보인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치료제”라며 “환자 입장에선 치료비가 고가이더라도 항암치료를 계속 하는 것보다 이점이 크다. 초기 암환자가 아닌 말기암 환자들에 효과를 보여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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