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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맹 결집 '총공세'에 中 '북한·러시아 카드'로 맞수…대결 구도 선명화

등록 2021-03-23 20:07:12   최종수정 2021-03-29 09: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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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구 동맹들과 동시다발 대중 제재…中도 맞조치

中도 美의 동맹 '협공' 맞서 '자기편 비축' 움직임

미중 첫 대면식 직후 북한·러시아와 관계 강화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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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19년 6월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모습. 2019.06.21.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 결집을 통한 대중 총공세를 본격화하자 중국도 우호 관계인 북한, 러시아 카드를 맞수로 꺼내들면서 미중 대결 구도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미중이 지난주 알래스카에서 열린 첫 고위급 회담에서 서로의 의중을 파악하는 대면식을 거친 뒤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 모습이다.

서방, 대중 제재 '협공'…"바이든, 동맹 적극 활용 신호"
미국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서구 동맹국들과 중국 관료들에 대한 동시다발 제재를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과의 긴장을 극적으로 높였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서 동맹을 활용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O)는 분석했다.

중국은 서방의 집단 조치는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또 곧바로 EU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고 대사 초치 등으로 미국과 캐나다, 영국, EU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알래스카 회담을 앞두고도 역내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여 및 중국의 영향력 견제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달 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가 구성한 대중 연합체)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며 동맹·파트너들을 끌어모아 중국을 억제하겠다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블링컨 장관은 23일부터는 EU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을 찾는다. 주요 의제는 단연 '서구 동맹 되살리기'와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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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쿼드.

시진핑, 김정은에 친서…"북한, 중국의 지정학적 카드"
중국은 미국이 '소규모 집단'을 짜 대결을 조장한다고 비난하는 한편 자기편을 결집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기사에서 중국이 미중 알래스카 회담 이후 북한, 러시아와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 '동맹 비축'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북한의 최대 후원국으로 북한의 경제에 생명선을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도록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구두 친서를 보냈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력하자며, 북중이 새로운 정세 속 관계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US뉴스에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시절처럼 봉쇄 전략을 시행할 것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바이든을 숙고하게 만들려면 중국이 여러 지정학적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중국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바이든이 우리를 밀어붙이길 원한다면 우리도 북한 카드가 있고, 이를 사용해 당신들이 큰코 다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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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중국 광시성 구이린에서 회동했다. (사진: 중국 외교부) 2021.3.22.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러시아 밀착 심화…"美 헤게모니 균형 맞출 것"
중국은 미중 회담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초청해 미국을 겨냥한 협공을 논의했다.

러시아 역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등의 이유로 인한 미국 등 서방 제재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서방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기술 경제적 '자립' 전략을 꾀하고 있다.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내정 간섭과 이중잣대 적용, 집단 대결 조장을 멈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러시아와 중국은 정치 경제 기술 분야에서 코로나19 대응까지 협력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을 연계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달 초에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와 중국 국가우주국(CNSA)이 '달 정거장'을 함께 건설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주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기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는 미국의 헤게모니(패권)에 균형을 맞출 열쇠라고 주장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가 불안정할수록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지속이 더욱 필요하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과 패권, 괴롭힘에 대한 굳건한 반대는 세계 평화와 안정의 기둥"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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