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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망 따라 오르는 집값⑤]"GTX로 인한 집값 상승, 앞으로도 지속"

등록 2021-06-16 05:00:00   최종수정 2021-06-21 09: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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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혜에 개발이슈 겹호재 있다면 시너지"

"단기적 급등지역, 추격매수는 위험" 의견도

"경제성 위주 평가" vs "균형발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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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집값 급등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광역화가 실현되는 동시에 서울과의 교통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지역은 서울 못지않은 집값을 자랑할 전망이다.

뜨거운 감자가 된 GTX-D 노선에 대해서는 온전히 경제적 타당성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된다는 의견과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갈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개통 진척 속도나 어느 곳을 경유하는지 등 선호도에 의한 편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물리적 거리가 단축되는 곳의 이점은 굉장히 클 것"이라며 "교통수혜에 더해 인근 택지개발 등 겹호재가 있는 지역들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생활권역이 광역화되면서 서울 집중화 현상이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정주여건 중 교육, 의료, 녹지 등 여러 부분이 중요하지만 교통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교통 호재가 집값에 긍정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간에 급등한 곳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의 가치는 입지의 가치라고 얘기하고, 입지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통이라는 점은 맞다"면서도 "GTX는 워낙 장기적인 사업이고 발표하더라도 완공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추격매수의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GTX로 수도권 집값이 들썩이는 가운데 오히려 GTX가 서울로의 지나친 집중을 야기해 지역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광역교통망을 신설하면서 자족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이율배반적 명제"라며 "집값 때문에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생활은 서울 도심에 가서 하겠다는 것은 결국 서울로의 집중을 촉진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GTX 노선 중에 가장 큰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 김포에서 시작하는 D노선이다. 정부에서는 한번도 GTX-D라고 공식화한 적 없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최근 들어서는 '김부선'(김포~부천)이라고 불리는 그 노선이다.

경기도는 애초 김포~부천~강남~하남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지만 강남 직결이 무산되면서 김포와 인천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가 하면 지역 국회의원들도 삭발 시위를 하는 등 사태는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B노선과 선로를 공유해 용산이나 여의도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단독 노선으로 강남 직결을 주장하고 있다.

김 실장은 "누구나 자기 지역에 철도망이 깔리길 원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이 수혜를 볼 수 있게 입지를 선택하고, 정치적 입김 등 외부의 압력에 영향 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입장을 꿋꿋하게 견지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양산되고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통해 사업에 투자해야지,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이끌려 국책사업이 결정되면 안 된다"며 "현 정부 들어 경제적 타당성보다는 지역균형발전에 점수를 많이 주는 경향이 있는데,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을 국민의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정부로서도 민원에 방어할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송 부장은 "교통계획이라는 게 노선이 한 번 정해졌다고 끝까지 유지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진행 과정에서 노선을 수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특정지역에 특혜를 주면 안 되겠지만 편익을 따질 때 비용 뿐 아니라 차별성, 형평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랩장은 "유입인구나 신도시 개발에 따른 주민의 편익을 따져보면 택지개발 이후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김포로 많이 유입된 것은 사실"이라며 "정서적 면으로 봐도 수용 인원에 한계가 있는 경전철로는 과포화 상태"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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