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문화일반

'기가 막히네' 사람같은 개들...'윌리엄 웨그만 비잉 휴먼'

등록 2021-07-12 06:36:00   최종수정 2021-07-19 09:47:09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캐주얼’(2002년). 윌리엄 웨그만 제공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정말 개들의 반란이다. 패션센스 작렬하는 개들은 시크한 눈빛까지 장착, 웃음이 터지게 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윌리엄 웨그만 비잉 휴먼'전은 사람같은 개들로 주목받고 있다. 

윌리엄 웨그만(78)은 현대사진을 대표하는 미국의 사진작가로 자신의 반려견을 의인화해 찍은 사진으로 유명세를 탔다.  
미국 방송사 NBC의 ‘생방송 토요일 밤’과 PBS의 ‘세서미 스트리트’에 소개됐고 뉴욕현대미술관(MoMA), 휘트니미술관 등이 앞다퉈 그의 작품을 소장했다.

개로 인간 세상을 풍자하는 그의 사진은 반련견 시대를 맞아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전시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한국을 잇는 전 세계 순회전이다. 윌리엄 웨그만이 자신의 반려견을 찍은 초기의 대표 작품을 비롯하여 희소성이 높은 대형 폴라로이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 점의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의 바이마라너종 반려견들은 모델로서의 감각을 뽐낸다.  근엄한 표정은 기본, 지루한 듯 허공을 바라보는가 하면, 기타를 껴안은 채 비스듬하게 누워 있기도 하다.

작vna '캐주얼 Casual' 작품 속의 바이마라너 개는 여유롭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마치 홀로 부유한 현대적인 집에서 살 것만 같다. 하지만 동시에 부자의 삶이 지루해 보이는 이중성을 가져 흥미롭다. 바이마라너가 착용한 빨간 목걸이, 니트, 바지의 매치는 시골 신사의 화려함과 우아함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옷을 입고 있는 개 사진들은 모두 합성이 아니다. 실제 개에게 옷을 입히고 손 같은 사람의 신체가 필요하면 조수가 개 뒤에 몸을 숨기고 손만 내밀게 했다.순전히 작가의 애정과 반려견의 교감이 이뤄진 하모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직접 선정한 50점 이상이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디올, 입생로랑, 마크 제이콥스, 막스마라, 아크네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작품도 공개됐다.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녹음은 방송인 박수홍 씨가 참여했다.

윌리엄 웨그만은 바이마라너 반려견을 모델로 한 사진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1970년 서부 개념미술을 이끈 주요 인물이며 초창기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서 독창성을 인정받은 예술계 거장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윌리엄 웨그만 BEING HUMAN 비잉 휴먼'


윌리엄 웨그만 작품의 주제는 반려견에 불과한 것일까?

성인은 물론 어린이들을 위한 수십 권의 저서를 집필하기도 한 웨그만의 다채로운 작품은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 뉴욕 휘트니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브루쿨린 미술관, 스미소소니언 미술관 등 전 세계 미술관과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웨그만의 작품 세계에는 반려견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작가는 엄선된 세트장, 의상, 소품을 통해 입체주의, 색면회화, 추상표현주의, 구성주의, 개념주의를 포함한 예술 사조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있다.

전시에 등장하는 주부, 우주 비행사, 변호사, 성직자, 농부, 도그 워커 등 각양각색의 의인화된 반려견 모델에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개를 통해 사회 여러 계층을 보여주는 ‘우리 같은 사람들’, 나비부인 같은 오페라와 연극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야기’ 등 모두 9개 세션으로 선보인다. 9월26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