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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혼전임신·깜작결혼···쿨해진 아이돌 vs 욱하는 팬덤

등록 2021-08-24 05:11:00   최종수정 2021-09-06 1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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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바비 결혼·2세 소식으로 갑론을박

신비주의 고수 1세대 아이돌들과는 달라져

아이돌 결혼 원조는 2013년 원더걸스 선예

기획사 "금지령 없어졌지만 팬과 연애, 결혼은 아직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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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바비. 2021.01.23.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아이콘' 멤버 바비(26)의 결혼과 2세 소식 이후 아이돌의 결혼·연애 풍속도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K팝 아이돌이 돌연 결혼 소식을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초 한류그룹 '엑소' 멤버 첸(29)이 결혼 발표와 함께 비연예인 여자친구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이미 K팝 팬덤 사이에서 한차례 난리가 났다. 

그럼에도 20대 아이돌이 아버지가 되는 건 여전히 이례적이다. 바비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지의 목소리'와 함께 바비가 팀에 피해를 준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평소 모친에 대한 효심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진 바비는 예전부터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아이콘 팬덤 '아이코닉' 일부 팬들은 "바비에게 완전히 좋은 소식이다. 매일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냈으면 좋겠다"며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라며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상도 못할 명예와, 부를 팬들이 쌓아줬다. 아이돌과 팬들은 유사 연애 상태로 팀 활동 중에는 결혼은 미루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이다.

특히 바비가 아버지가 되기 한 달 전쯤에 관련 사실을 알리는 것을 두고 "일방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팬들이 바비의 굿즈를 판다고 토로했던 이유다.
현역 아이돌 결혼 원조, 원더걸스 선예
국내 현역 아이돌의 결혼 첫 사례는 그룹 '원더걸스' 선예다.

선예는 인기를 이어가던 2013년 1월 선교사와 결혼, 캐나다에서 가정을 꾸렸다. 2년 뒤 팀을 탈퇴했고 한동안 가정에 충실했다. 2018년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알렸으나 당시 '복면가왕' 출연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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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원더걸스 출신 선예. 2018.01.10. (사진=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한류그룹 '슈퍼주니어' 성민도 한창 인기를 구하던 2014년 뮤지컬배우 김사은과 결혼했다. 그룹 '유키스' 일라이는 레이싱 모델 출신 아내 지연수와 2014년 혼인신고를 한뒤 3년 뒤 결혼식을 올렸다. 다만 일라이·지연수 부부는 최근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고, 법적으로 남남이 됐다.

또 다른 한류그룹 '빅뱅'의 태양은 2018년 2월 배우 민효린과 결혼, 연예계 대표적인 잉꼬 부부로 살고 있다.

밴드 'FT아일랜드' 최민환과 그룹 '라붐' 출신 율희는 혼전 임신으로 2018년 5월 자녀를 먼저 낳았다. 같은 해 10월 웨딩마치를 울렸다. 현재 세 자녀를 낳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중이다.

최근 이런 흐름은, 신비주의를 고수하던 이전의 1세대 아이돌들과 확연히 다르다. 현재 현역 아이돌들이 팬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무조건 선망의 대상에서, 유대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많다.

요즘 아이돌들은 결혼뿐만 아니라 연애도 당당하게 한다. 대표적인 커플이 가수 현아·던(DAWN)이다. 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함께 몸 담았던 현아와 이던은 2018년 공개연애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현아와 이던은 큐브와 갈등을 빚었다. 이후 두 사람은 큐브와 계약을 해지했다.

현아와 이던의 행보는 더욱 적극적이 됐다. 함께 여행을 가 촬영한 사진들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애정을 과시했다. 일부에서는 이들의 거침없는 행보를 놀라워했지만 상당수 팬들은 두 사람을 응원했다. 아이돌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난 파격 행보에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두 사람은 싸이가 수장으로 있는 피네이션으로 함께 옮겨 같은 날 신곡을 발매하는 그간 한국 아이돌 업계에서 보기 드문 파격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공개 연애를 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날 신곡을 발표하고 동시에 쇼케이스 무대에 오르는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오는 9월9일에는 첫 듀엣 활동도 시작한다.

빅뱅 태양의 사례를 지켜보며 결혼이 아이돌에게 좋지 않은 상황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성숙한 개인으로서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다. 주변이 안정되다보니 음악 활동 등에 전념할 여지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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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첸
아이돌·팬덤 관계, 성숙해질 수 있을까
그럼에도 결혼을 하게 되면 수명이 짧은 아이돌 그룹의 생태구조상, 다들 멤버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빅뱅의 경우 지드래곤이 여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음악성도 함께 부각된 팀이다. 멤버들의 사생활이 어느정도 용인 가능하다.

반면 팬들의 나이대가 어린 아이콘의 경우 바비의 혼전임신' 자체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아이콘은 전 멤버 비아이가 마약 구매 의혹으로 팀을 탈퇴해 내상을 입은 상황이었다.

신인 아이돌 그룹 데뷔를 준비 중인 기획사 관계자는 "팬들과 솔직하게 교감을 하는 것을 권장해도 연애, 결혼은 아직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번 바비의 결혼·2세 소식은 K팝 아이돌과 팬덤 관계를 다시 한번 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과 K팝 팬덤이 동시에 성숙해질 수 있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중견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스타와 팬덤은 단순히 연예인과 팬의 관계가 아니다.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느끼며 사실상 매니지먼트에도 관여하고 있다"면서 "스타와 팬들이 서로를 얼마만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서로를 위해 최적이 배려는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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