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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힐링이 필요해” 제주로 간 사람들…‘’올드독의 제주일기 외 5권

등록 2015-03-23 14:25:12   최종수정 2016-12-28 14: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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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시내 최희정 기자 =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밤’ 중)라는 노랫말처럼 제주도는 현실을 잊고 떠나는 ‘꿈의 섬’이다.

 그래서일까. 도시의 팍팍한 삶에 지친 사람들이 너도나도 제주를 찾고 있다. 남들과 다른 ‘힐링’ 여행에서 우여곡절 정착기까지 각양각색 제주 이야기를 모았다.

 ◇올드독의 제주일기…정우열 지음/ 예담 펴냄/ 252쪽/ 1만3000원

 10년 넘게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캐릭터 ‘올드독’의 창조주 만화가 정우열. 그가 늙은 개들과 함께 제주에 정착했다.

 해녀를 꿈꾸던 도시남자는 개들과 오름으로 바다로 산책을 나갔고, ‘맛집’이 아닌 ‘맛있는 집’을 찾아다녔으며, 마음에 드는 해변도 발견했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다. 거센 바람과 생전 처음 보는 벌레들, 보고 싶은 영화와 공연을 놓치기 일쑤인 생활, 한여름 무더위에 하루 종일 에어컨을 돌리다 맞은 전기요금 폭탄 등…. 이 모든 이야기를 마흔 편의 글·그림과 더불어 후일담 카툰과 사진들에 담았다.

 제주의 ‘마냥 좋은’ 모습만을 이야기하는 대신 현실적인 제주 적응기를 풀었다.

 “난 도시를 떠나서는 못 살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서울 사람들에게 그는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에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 “제주를 통해 서울 보는 법을 배운다.”

 ◇푸른 섬 나의 삶…조남희 지음/ 오마이북 펴냄/ 248쪽/ 1만4000원 

 “30대의 나에게 미안하긴 싫어.”

 저자 조남희는 잘 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30년 넘게 한 서울살이를 접었다. 그리고 자동차 한 대 달랑 끌고 제주로 왔다.

 이 책은 저자가 오마이뉴스에 ‘서울 처녀 제주 착륙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3년간의 우여곡절 제주 생활기를 모은 것이다.

 저자는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내려오라”는 장밋빛 답변 대신 현실적인 체험을 선물하고 싶어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방 하나씩 내어줄테니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라는 뜻이다. 그렇게 제주에서 살아보려는 이들과 ‘개념 있는’ 정착을 꿈꾼다.

 “그곳이 어디든 나는 길 위에 있고, 그 길 위에서 때로 울고 때로 웃으며 내가 가진 자유의 크기를 조금씩 늘려가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반복되고 무기력한 일상에 지쳤지만 새로운 도전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최상희 지음/ 북노마드 펴냄/ 408쪽/ 1만6800원

 제주도는 세상의 온갖 아름다움을 담뿍 담고 있는 최고의 여행지다. 이런 제주도를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 최상희는 700여 일 동안 직접 살고 여행하며 겪은 ‘제주도 비밀코스’를 공개했다.

 동생과의 느린 제주 여행(5박6일 코스), 가족과의 여름휴가 맛 기행(3박4일 코스), 선배나 후배와의 짧은 겨울 여행(2박3일 코스), 이성 친구와의 가을날 짧은 하루 여행(하루 코스) 등 손수 경험한 ‘실전 여행 코스’로 자신만의 여행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믿고 갈 만한’ 맛집과 숙소부터 요즘 가장 ‘핫’한 곳들까지 더해 지난 2009년 발간 이후 ‘제주 여행서의 바이블’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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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2015년 개정판에는 ‘여자 둘이 떠나는 감성 코스 여행’가 새롭게 추가됐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를 떠나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돼준다.

 ◇제주 토박이의 섬, 바람, 오름이야기…강용희 지음/ 책과나무 펴냄/ 322쪽/ 1만5000원

 이 책은 제주 토박이 강용희 제주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이 20여 년간 도내 문화유산을 답사하면서 쓴 ‘섬·바람·오름 이야기’다.

 주제 11개로 나눠 유배, 오름, 제주4·3, 불교유적지, 일제시대와 6·25의 흔적들에 대한 기행기를 담았다.

 저자 강용희씨는 1994년부터 제민일보에서 10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지인들과 함께 지역탐방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이후 꾸준히 답사했던 지역에 얽힌 연구자료를 찾아보고 알게된 내용들을 저자만의 시각을 보태 정리했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 정보가 많아 재미있고 유익하다. 학술적인 안목에서 탐구한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 책 내용은 결코 무겁지 않다. 겉으로 보이는 제주만큼이나 그 깊은 속살을 음미하고 향기를 맡는다면 더욱 가치있는 여행이 될 것이고 또 다른 제주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김현지 지음/  달 출판사 펴냄/ 300쪽/ 1만3800원

 책을 통해 독자들은 제주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이 책은 제주도 안내서나 여행기가 아니다. 짧게 머물지만 제법 자주 제주에 지내러 가는 한 직장인의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일기장이다.

 저자는 금요일 밤이면 제주에 내려갔다가 일요일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를 수년째 반복중이다.

 쉼 없이 대규모 회사의 작은 부품으로 소모되듯 일하며 삶이 지루하게 늘어지고 있을 무렵, 그녀의 머릿속에는 ‘제주’가 간절했다. 그렇게 주중과 주말의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회사일에 치여 주변 사람들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저자는 제주에 와서 낯선 길 위에서 만난 이방인으로부터의 호의를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를 배웠다. 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 사람들과 둘러앉아 맥주를 홀짝거릴 수 있게 됐고, 허름한 민박집에서 혼자 잠들어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주 여행의 달인(2014~2015 최신 개정판)…고선영, 김형호 지음/ 리더스하우스 펴냄/ 424쪽/ 1만8000원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그곳에 정착한 여행작가와 사진작가 부부가 제주 구석구석을 누비며 만든 여행 가이드북이다. 제주의 비경 및 시각 정보를 담은 전문 작가의 사진과 읽는 맛을 더해주는 글만으로도 제주 여행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제주시에서 마라도까지 제주 토박이만이 알 수 있는 지역별 여행 정보는 물론, 제주 테마 여행 및 일정별·상황별 맞춤 여행 정보까지 상세하게 설명해놓았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제주 여행의 트렌드를 반영해 최근 모습을 드러낸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강화했다. 제주 올레길 21코스에 대한 정보를 추가해 완전히 개통한 제주 올레길 전체 모습도 담았다. 또 소개되는 장소마다 QR코드를 삽입해 내 위치를 확인하면서 원하는 장소까지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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