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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 원작과 다른 '치인트'? 내 생각은 다르다

등록 2016-03-10 06:20:00   최종수정 2016-12-28 16: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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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보통 캐릭터를 잡을 때, 가장 큰 감정을 우선으로 해서 줄기를 잡아간다. 하지만 '유정' 캐릭터는 여러가지 감정을 놓고 생각하다보니 초반에는 어려웠던 것 같다. 다른 캐릭터보다 연구가 많았던 것 같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tvN 월화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극본 김남희·고선희·전영신, 연출 이윤정)에서 '유정' 역을 열연한 박해진(33)은 이 같이 말했다.

 '치즈인더트랩'은 웹툰작가 순끼가 2010년 연재를 시작해 회당 조회수 약 100만, 누적 조회수 11억뷰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달콤한 미소 뒤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 '유정'(박해진)과 그의 본모습을 유일하게 꿰뚫어 본 여대생 '홍설'(김고은)의 로맨스릴러. '유정'은 외모, 집안, 학점, 패션까지 완벽한 남자다. 상냥한 얼굴 뒤에 섬뜩한 면을 가진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극과 극의 매력을 보여주다가 갈수록 유해졌던 것 같다.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유정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친절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웹툰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설명이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100% 만족감이 없는 게 더 다행인 것 같다. 지금의 아쉬움을 갖고, 다음 작품에서 혼신의 힘으로 연기해야 겠다."

 -작품 선택 기준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기준이 있다. 작품을 읽었을 때 오는 느낌 같은 게 있다. 캐릭터 위주로 대본을 보지만, '내가 이 작품을 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그런 것들이 있다. 극 자체가 흥미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 안에서 뭔가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한다."

 -드라마 시작 전에 웹툰을 봤는지.

 "웹툰은 사실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읽었다. 워낙 유명한 웹툰이다보니까 이미 접했다.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고 나서도 읽었고, 수차례 거절하고 나서 마지막에도 한 번 더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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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싱크로율'이라는 말을 잘 쓰는데, 캐릭터와 실제 어떤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나보다도 더 닮은 사람이 많았다. 은택이도 그렇고, 상철 선배, 오영곤, 손민수 등이 너무나 많이 닮았다. 웹툰을 봤기 때문에 싱크로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진 않다. 사실 유정 선배가 그냥 너무 멋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아니라 누가 했어도 멋있었다."

 -다른 배우가 했으면 안 어울렸을 것 같다.

 "그건 이미 내가 했기 때문이다. 하하."

 -외모도 그렇고, 대학생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기에 적합했다.

 "사실 출연 배우들과의 나이 차가 '핸디캡'이라고도 생각했다. '유정'이라는 캐릭터가 뭔가 물과 기름처럼 그들과 섞이지 않는 존재다. 차라리 터울이 있는 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김고은(26)과의 호흡은 어땠나.

 "워낙 연기를 잘하는 친구라서 호흡은 좋았다."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약간 여유가 있었을 것 같다. 장단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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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단점이 분명히 있다.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젠가는 바뀌어야 할 시스템인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또 피드백에 예민하다. 사전제작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대본이 이미 나와있고, 방송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찍기만 하다보면 예리했던 칼날이 무너지고, 가고자 했던 방향이 조금만 비껴나가면 갈수록 달라지는 느낌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그 작품이 제대로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다면 사전제작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극 초반 많은 화제를 낳으며 호평을 받았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원작과 달라진 전개와 삼각관계의 지나친 강조 등으로 실망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웹툰을 본 사람은 아무래도 드라마와 비교하다보니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 있는 것 같다. 원작이 없었더라면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뭔가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조금 거리가 있었다'는 정도지 그렇게 많이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대학 캠퍼스에서 촬영이 많았다. 분위기가 어땠나.

 "방학 시즌이기도 했고, 학생들이 최대한 없는 주말에 촬영했다. 그렇게 막 힘들게 촬영하지는 않았다."

 -그럼 시청률 공약을 이행한 숙명여대는 난리가 났겠다.  

 "생각해보니 여대에 처음 간 것 같다.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많은 팬들을 실제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번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무료 팬미팅을 개최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해외에서는 수 차례 팬미팅을 했다. 생일에 팬미팅을 가진 적이 있는데, 그때 무료로 팬미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팬미팅이 항상 유료화 시스템이니까 무료면 하겠다'고 했다. 팬들을 위해서 그런 생각을 했다. 11주년도 12주년도 아니고, 데뷔 10주년이다. 언제 그렇게 의미있게 해보겠느냐.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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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다. 한 해가 지나면 나이 한 살을 먹는데, 연기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소회가 어떤지.

 "사실 어떻게 10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5~6년이란 시간이 흐른 거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정말 일만 했던 것 같다. 이제 조금은 숨 고르기할 때가 찾아온 것 같다. 아쉬운만큼 차기작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작품 제의가 많이 들어왔을 것 같다.

 "작품이 있고, 캐스팅이 안 되어있으면 너도나도 보는 게 책(대본)이다. 아직 작품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좋은 작품을 골라야 될 것 같다. 시기랑 여러가지가 잘 맞는 작품을 준비해서 잘 해야겠다."

 -트렌드를 보면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어떤 작품과 붙는 지 대진운도 중요한 것 같다.

 "그 이야기가 맞다. 데뷔해서 KBS 2TV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를 찍었을 때 많이 느꼈다. 첫 방송때 원래 타사 주말 드라마와 붙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드라마 방영이 2~3주 정도 밀렸다. 그래서 '소문난 칠공주'가 더 대박났다. 당시에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 이미지로 스타덤에 올랐다. 데뷔하자마자 잘 된 것 같은데, 지금을 그때와 비교해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나는 왜 저 때 저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까' '능숙하게는 아니지만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스물네살이었는데, 시청자들에게 누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 때 저랬던 내 모습이 있어서 좀 더 안정된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열심히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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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처음 했던 말은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내 색깔이 너무 강한 것보다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그 안에서 녹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연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할 수 없는, 해보지 못했던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완벽하게 그 사람이 되느냐의 고민이 있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유정 같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실감하는가.

 "그걸 체감하기 어렵다. (웃음) 지금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내가 처음에 중국에 갔던 4~5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지 않았다. 당시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재욱, 추자현, 장나라 등 선배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마트에 그냥 슬리퍼 신고 다녔는데, 지금은 알아보니까 그렇게 못 가는 것 같다."

 -많은 봉사활동으로 대중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봉사는 하고 싶어야지 하는 것이지, 누가 등 떠민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얼마만큼 이상이 되어야 봉사활동인 것도 아니다. 그냥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면 하는 게 가장 맞다고 생각한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계획이라는 것을 크게 세워본 적이 없다. 하루하루 충실히 살고 있다. 올해는 건강했으면 좋겠고, 외국어를 하나 공부하고 싶다. 중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중국어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언어라는 게 하루에 서 너 시간 공부한다고 바로 늘지 않는 것 같다. 체계적으로 중국어를 공부하고 싶다. 그렇게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그 나라 가서 활동한다면 그 나라 언어는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 배우들조차도 더빙하는 시스템이다. 그에 대한 이질감은 없다. 중국어를 직접 알아들을 수 있고, 상대배우 대사를 듣고 리액션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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