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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의 꿈②] 이재우 KAI 실장 "항공기·무인기·위성·발사체 '패키지' 수출이 목표"

등록 2016-07-11 13:54:20   최종수정 2016-12-28 17: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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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 지난 1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형위성 조립실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이재우 우주무인체계개발 실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11   [email protected]
"美 고등훈련기 입찰 성공 가능성 높다" "매출 3조에서 10조로 퀀텀점프할 기회" "끊이질 않는 인수설…KAI의 높은 인기 증거"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라고 하면 항공기, 방산업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KAI의 사명에 '우주'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에서 보다시피 대한민국 100년을 책임질 우주산업을 주도할 기업이기도 해요. 향후 항공기, 무인기, 위성, 발사체를 패키지로 연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업은 KAI가 유일하죠."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과학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민관 합동으로 천리안 2호 조립 및 시험 작업을 하는 KAI 이재우(53·사진) 우주무인체계개발실장은 이같이 말했다.

 1995년 삼성항공에 입사해 우주산업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1999년 KAI가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사의 항공부문을 통합해 설립되면서부터는 KAI의 17년의 도전을 함께했다. KAI 대전연구센터보다 항우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실장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항공우주기업 KAI의 우주사업 추진 현황 등을 들어봤다.

 -우주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미국은 위성측위시스템(GPS) 위성을 개발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종 내비게이션앱 등 지리 정보를 통해 그 수백 배에 달하는 이익을 얻고 있다. 3000억원짜리 통신방송위성을 개발해 우주 공간에 띄우는 데 성공하면 이를 활용하는 위성셋톱박스나 통신방송 사업자들은 약 30배 이상인 9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우주산업은 일단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기술 수준이 높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파급 효과도 자동차 등 역대 모든 산업을 능가한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 대규모의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데 반해 성공 가능성은 낮아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우리나라도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조선·해운·철강 등 국내 주요 중후장대 산업이 성장의 한계를 맞은 시점이다. 우주산업은 또 높은 지식이 결집된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향후 우주산업이 급성장하는 시점에 뒤늦게 뛰어들면 따라잡기 힘들다. 지금부터 우주산업을 전방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KAI 우주산업 역량은.

 "항공, 방산업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 역량은 20위권대로 볼 수 있다. 국가적으로 오는 2020년 내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산업만 봤을 때는 걸음마 단계다. 위성체 설계는 선진국을 뒤쫓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발사체, 탑재체 등에서는 미약하다."

 "KAI도 항공, 국방에 비해 우주 부문은 미미하다. 그러나 미래 100년을 책임질 대한민국 우주산업을 대표할 업체로 성장할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 선진국 우주산업 현황을 보더라도 록히드마틴, 보잉, 에어버스 등 국가 차원에서 육성된 항공분야 대형체계 종합업체를 중심으로 각 부문별 중견중소 전문업체들이 협력 체계를 구축해 발전하고 있다."

 -KAI 우주사업 현황은.

 "KAI는 1999년 설립된 후 기존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의 위성 기술 및 경험인력을 토대로 다목적실용위성2호, 3호, 5호, 3A호 및 6호 개발 참여를 통해 500kg부터 1.5t급 위성 본체 국산화 개발 능력 확보했다. 여기에 저궤도(400~800km) 및 정지궤도(3만6000km)에서 운영되는 상용급 중대형 위성(500kg~3t) 본체의 설계·검증, 핵심부품 제작, 조립·시험 능력도 육성했다."

 "KAI는 현재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6호의 시스템 공동설계 및 조립, 위성본체 국산화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후속 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7호는 KAI가 주관기업 선정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또 차세대중형위성 1단계 주관 업체로 선정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중형위성은 지난 9월부터 항우연과 1호 공동설계를 통해 기술을 이전 받고 있으며 2018년 3월 착수될 2호부터는 KAI가 항우연의 역할을 맡아 주관 개발할 예정이다. 또 2014년 1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총조립 기업으로 선정됐다."

 -우주산업에서 KAI의 강점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수리온, 무인기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체계종합 능력과 다양한 전문기술인력(기술인력 1400여명)을 보유했다. 향후 국내 항공기, 무인기, 위성, 발사체를 패키지로 연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업은 KAI가 유일하다."

 -우주사업 진행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

 "다른 개발 사업과 달리 위성, 발사체 등 우주사업은 한번 발사하면 후속 조치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설계, 점검, 시험 등에서 기본적으로 더 오래 걸린다. 우주사업은 구조적으로도 시간을 단축하기가 어렵다. 가령 10개의 부품을 장착해야 할 때 넉넉히 사오면 좋겠지만 비싼 가격 탓에 12개 정도만 주문한다. 이때 제작 과정에서 부품이 구매한 것보다 추가로 더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때가 있는데 우주산업 부품들은 잘 쓰이지 않기 때문에 재주문해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 2020년 이후 완성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해외에서 기술 도입이 아예 불가해 개발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 또 우주기술 개발 과정에서 핵심 부품 국산화 등 기술 축적을 통한 자립도를 이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K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KAI가 주식시장에서 각광 받은 게 몇 년 안 된다. 20년 가까이 기술을 축적한 결과를 지금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장기간의 투자와 개발이 필요한 항공우주산업의 특성상 KAI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한다."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중인 고등훈련기(T-50A)의 미 정부 입찰 성공 가능성은.

 "내년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올해 말에 나올 일찰 공고에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록히드마틴이 지난달 실제 탑승해 우수성을 인정했다. 스웨덴, 이탈리아 등의 입찰 경쟁자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내년 미국 정부와의 계약을 위해 우리는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경쟁사에서 우리의 장점과 약점을 잘 안 알고 있는 것은 경계 요인이다. 이번 미 고등훈련기 입찰은 매출 3조에서 10조로 퀀텀 점프(대약진)할 수 있는 기회다."

 -한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이 KAI를 살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질 않는다.

 "KAI가 인수된다는 얘기는 설립 초기부터 지속됐다. 이는 KAI가 굉장히 매력 있는 기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인수설에 휘둘리지 않고 성장해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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