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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공유자전거 '일레클' 만든 나인투원 배지훈 대표

등록 2021-01-21 0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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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대학생 때 학교 이름이 붙은 지하철역 바로 앞에 살았지만 교통체증탓에 매일 버스로 편도 40분씩 걸려 등하교했습니다. 가파른 언덕길이라 걷거나 일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도 불가능했죠. 전기자전거를 타면 그 길을 5분 내에 갈 수 있었는데 쓸만한 자전거를 구매하려면 10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었습니다.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가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개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아야겠다는 열망으로 대학교 졸업 직후 곧바로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국내 최초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 '일레클'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크로모빌리티 기술 스타트업 '나인투원' 배지훈(29) 대표의 이야기다. 뉴시스는 20일 배 대표와 인터뷰를 갖고 나인투원의 창업 스토리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배 대표는 2018년 졸업 후 곧바로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사명 '나인투원'은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사람들의 일상 속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나인투원은 설립 이듬해인 2019년 쏘카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서울·세종·수원·김포·부천·제주에서 2500여대의 공유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이동 환경은 자동차 중심입니다. 지상 이동공간은 대부분 자동차도로로 채워져 있고, 도로를 부피는 크고 공간효율이 낮은 자동차들이 메우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소유를 공유로 바꾸고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차도, 인도도 아닌 제 3의 지상 이동공간을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는 새로운 이동수단이 기존 수단들이 짊어진 이동수요를 나누어 질 수 있다면 근본적인 이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 공유전기자전거라는 믿음으로 일레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 2년여만에 사업은 쑥쑥 성장했다. 일레클은 지난해 스마트 자전거잠금장치 '스마트록' 개발사 '바이시큐'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차세대 전기자전거 모델 '일레클 플러스'를 내놨다.

"일레클을 운영하면서 이 사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하드웨어'라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특성상 이용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용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역량이 중요한데, 제조사에 의존해서는 필요한 사항들을 온전히 제품에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기술역량 내재화에 착수했고, 그 과정에서 바이시큐와 함께하게 됐습니다."

"바이시큐는 세계 최초로 자전거 원격 자동잠금기술을 개발해 세계 무대에서 이미 인정받는 퍼스널모빌리티 특화 사물인터넷(IoT) 하드웨어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협력사로 만났지만, 협업을 해나갈수록 바이시큐팀의 뛰어난 기술역량은 물론 퍼스널모빌리티를 통해 일상 이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비전을 양사가 함께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인수를 결심했습니다. '일레클 플러스'는 바이시큐 인수 이후 통합된 역량으로 함께 만들어낸 첫 가시적 성과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내 공유환경에 최적화된 최고의 하드웨어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일레클 플러스는 나인투원이 쌓아온 운영 데이터와 노하우,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이용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거의 모든 하드웨어적 요소를 향상시킨 모델이다. 간편 대여반납, 원격 자동잠금, 언덕길 등 주변환경 감지에 따른 자동 출력조절, 디스플레이 탑재, 위치추적 정밀도 향상 등 모든 면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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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현재 일레클 플러스 모델은 서울·세종·김포·부천에 투입됐으며, 기존에 운영중인 타 지역들은 물론 올해 진출할 신규 지역들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일레클 플러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후속 모델 개발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배 대표는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등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통일된 주정차 기준없이 무단 방치와 통행방해 등 문제를 빚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더 나은 미래 도시교통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유PM 플랫폼의 역할은 간편하고 저렴하게 퍼스널모빌리티를 보급하면서 이용의 문턱을 낮추어 수단을 활성화시키고, 서비스 운영을 통해 얻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공부문과 적극 협력하면서 더 나은 교통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일레클은 각 운영 지역의 관할 지자체와 협의 하에 공공자전거거치대나 지하철역 앞 공간 등을 일레클 전용 주차존으로 설정하여 질서있는 주차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고,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자체들의 자전거도로와 자전거거치대 확충에 기여하는 등 모범적인 사례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퍼스널모빌리티가 사람들과 도시에 가져다줄 수 있는 편익은 충분한데, 퍼스널모빌리티가 달리고 주차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용을 제재하면 결국 우리의 교통 문제는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뿐"이라고 밝혔다.

일레클은 올해 상반기 중 운영지역과 규모를 본격 확장할 예정이다. 최근 쿠팡이츠 배달전용 '딜리버리 패스'를 판매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배 대표는 "올해는 훨씬 더 많은 지역에서 더욱 많은 분들께 전기자전거를 통해 한층 더 쾌적한 일상 이동을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며 "궁극적으로는 일레클이 다양한 개인형이동수단을 아우르는 통합 공유퍼스널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모든 주요 도시의 필수 교통 인프라로 자리잡고, 일상 속 모든 이동의 시작과 끝이 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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