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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금메달에서 예선탈락까지' 한국야구 국제무대 성적은?

등록 2021-05-18 05:00:00   최종수정 2021-07-05 15: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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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으로 '퍼펙트 골드'

WBC에서는 2006년 4강·2009년 준우승 신화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그친 '도하 참사'

WBC 1라운드 탈락 아픔 맛본 '타이중·고척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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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 = 뉴시스 DB)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막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야구가 13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는 도쿄 대회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영광의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야구는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다.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3년과 2017년 WBC, 2019년 프리미어12는 '참사'로 표현되는 뼈아픈 악몽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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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헹가레를 받고 있는 김경문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 = 뉴시스 DB)
세계에 한국 야구를 알린 '영광의 순간들'
1982년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하며 전 국민에 감격을 안겼다.

당시 세계야구선수권대회는 풀리그로 치러졌는데, 나란히 7승 1패를 기록 중이던 한국과 일본은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일전에서 우승팀이 가려지게 된 것.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8회 대역전극을 펼쳤다.

선두타자 심재원의 중전 안타와 대타 김정수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한 한국은 조성옥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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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2009.03.21
이때 등장하는 것이 유명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다. 일본 투수 니시무라는 스퀴즈번트를 예상하고 완전히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던졌는데, 김재박은 개구리가 점프를 하듯 뛰어올라 가까스로 번트를 대는데 성공했다.

이는 내야안타가 됐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한국은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대화가 왼쪽 폴을 때리는 기적같은 역전 3점포를 쏘아올리면서 한국은 5-2로 이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해외파와 국내파,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드림팀'을 구성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장면도 한국 야구에서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당시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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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2009.03.21
한국은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6전 전승을 거두며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조별예선에서 일본, 대만과 두 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중국을 9-2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13-1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한국 야구는 여세를 몰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야구가 올림픽에서 따낸 첫 메달이다.

시드니올림픽 예선 라운드에서 4승 3패를 기록해 3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접전을 벌였으나 2-3으로 석패했다.

그러나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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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시스】고범준 기자 =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과 미국의 결승 경기, 8-0으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 코치진 및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5.11.21. [email protected]
한국은 일본과 7회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서다 8회 균형을 깨며 승리를 일궜다. 8회 2사 2, 3루에서 이승엽이 '괴물 투수'로 군림하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약속의 8회'를 만들었다.

한국 선발 투수로 나선 구대성은 9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 완투승을 작성했다.

메이저리거가 대거 참가한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4강 신화'를 일구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한국은 본선 1, 2라운드 6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1라운드에서 한일전에서 8회 터진 이승엽의 역전 투런포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뒀다.

2라운드에서 미국을 제압한 것은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었다. 한국은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켄 그리피 주니어 등 동경의 대상이었던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을 앞세운 미국에 7-3으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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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뉴시스】고범준 기자 = 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한민국과 미국의 결승 경기, 8-0으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김인식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15.11.21. [email protected]
2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2-1로 꺾고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또다시 대결하게 된 일본에 0-6으로 패배해 결승에 오르지는 못했다.

2006년 WBC 4강 신화를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국제무대 호성적이 이어지면서 한국 야구의 인기는 정점을 찍었다.

베이징올림픽의 '퍼펙트 골드'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최고의 장면으로 꼽히는 순간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매 경기 명승부를 펼치며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예선 7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일본과의 대결에서 2-2로 맞선 9회에만 3점을 뽑아내며 5-3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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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AP/뉴시스】2013 WBC 1라운드 B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린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3대 2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국은 대만, 네덜란드와 2승1패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득실차에서 밀려 조 3위에 그쳤다. 대만과 네덜란드는 1,2위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 진출한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도 한국은 뒷심을 발휘하며 짜릿한 승리를 연출했다. 7회까지 일본과 2-2로 팽팽히 맞서던 한국은 8회 이승엽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대거 4점을 올리면서 6-2로 승리,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쿠바를 만난 한국은 3-2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정대현이 병살타를 이끌어낸 장면은 온 국민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듬해 한국은 제2회 WBC에서 결승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1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1위로 2라운드에 나선 한국은 2라운드에서 멕시코, 일본을 연파하면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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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전신 기자 = 201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에서 2승 1패를 거두고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WBC 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국은 준결승에서 선발 윤석민의 역투와 김태균, 추신수의 홈런을 내세워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진한 베네수엘라를 10-2로 가볍게 물리쳤다.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한국 야구사에 남을만한 값진 성과였다.

2010년대 들어 한국 야구 '영광의 순간'은 2015년에 있었다. 한국은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WBSC가 주관해 메이저리거가 불참한 대회였지만, 세계 상위 12개국이 참가한 대회에서 당당히 정상에 섰다.

조 3위로 8강 무대를 밟은 한국은 쿠바를 7-2로 물리치고 진출한 준결승에서 9회에만 4점을 올리며 일본을 4-3으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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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A조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김인식(왼쪽)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에 앞서 모자를 벗은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은 1승 2패를 거두며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2006년 제1회 WBC 4강, 2009년 제2회 대회 준우승의 영광에 비춰 보면 형편없는 성적표로 안방에서 맛본 처절한 '참사'다. 2017.03.11. [email protected]
일본 선발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에 눌려 한 점도 내지 못한채 0-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9회 정근우의 적시 2루타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잔뜩 끌어올린 한국은 결승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참사'
2003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이 대회에서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대만과 일본에 져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4개국만 출전한 해당 대회에서 2위에만 오르면 올림픽 출전권을 딸 수 있었지만, 대만에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4-5로 역전패한 뒤 일본에 0-2로 지면서 아테네행 티켓을 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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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A조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5-0으로 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17.03.07. [email protected]
프로 선수들이 뛰기 시작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던 한국 야구는 올림픽 진출 실패로 체면을 구겼다. 

초대 WBC에서 4강 신화를 이뤘던 2006년, 한국은 또다시 악몽을 꿨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였다.

당시 대만이 가장 경계되는 상대였고, 사회인야구 위주 선수로 팀을 꾸린 일본은 그다지 무서운 상대가 아니었다.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딴 한국 야구의 목표는 아시안게임 3연패였다.

그러나 한국은 병역혜택을 고려해 철저하게 군 미필자 위주로 도하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렸다가 큰 코를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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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A조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5-0으로 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들에 인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03.07. [email protected]
해외파를 불러모아 대표팀을 구성한 대만에 졸전 끝에 2-4로 패한 한국은 류현진, 오승환을 내세우고도 사회인 야구 선수가 주축을 이룬 일본에 7-10으로 졌다.

결국 한국은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머물렀고, 이는 '도하 참사'로 남았다.

이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제2회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고조되던 한국 야구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가라앉힌 것이 바로 '타이중 참사'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각각 4강, 준우승의 성적을 냈던 한국은 2013년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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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3-5로 뒤진 9회초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19.11.17
WBC를 앞두고 예비 명단에서 무려 7명이 바뀌는 등 대표팀 구성 과정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투타에서 주축을 이뤄줘야 할 류현진과 김광현, 추신수가 모두 빠졌다.

최정예 전력을 꾸리지 못한 한국은 1라운드 첫 판에서 전현직 메이저리거가 포진한 네덜란드에 0-5 패배를 당하며 순식간에 벼랑 끝에 몰렸다.

호주에 6-0 승리를 거둔 한국은 마지막 상대인 대만을 3-2로 꺾었다. 한국은 대만, 네덜란드와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했지만, 득점과 실점 차이에서 밀리면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대만, 네덜란드에 밀려 2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것은 한국 야구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안방에서 치른 2017년 WBC도 한국 야구의 '흑역사'로 꼽힌다. 익숙한 고척돔에서 WBC 1라운드를 치르고도 탈락의 고배를 마셔 '타이중 참사'보다 충격파가 더 컸던 '고척 참사'다.

2013년과 마찬가지로 2017년 WBC를 앞두고 대표팀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 김현수가 소속팀 반대로 합류하지 못했고, 엔트리에 포함됐던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로 이탈했다. 부상자도 줄줄이 발생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한국은 1라운드 1차전에서 타선이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탓에 객관적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이스라엘에 연장 끝에 1-2로 충격패를 당했다.

2차전에서는 4년 전 굴욕을 안겼던 네덜란드에 또 0-5로 완패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태에서 이미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한국은 연장 끝에 대만을 11-8로 힘겹게 물리치고 간신히 조 꼴찌를 면했다.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해 2019년 개최된 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으나 역시 씁쓸함이 남는 장면이 있었다.

예선라운드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일본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미국을 5-1로 꺾었지만 일본 지바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2차전에서 0-7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바 참사'로 회자되는 경기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슈퍼라운드 3차전을 7-3 승리로 장식하고 결승에 올라 이 대회에 두 장 걸려있던 올림픽 출전권 2장 중 1장을 차지했으나 결승에서는 일본에 3-5로 역전패, 프리미어12 2회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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