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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vs백신]<35>혈장치료제 효과도 기대 이하?…"믿을 건 백신뿐"

등록 2021-05-18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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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혈장치료제-일반치료 비교연구서 우위 발견 안돼

"그간 신종 감염병 효능 높지 않아…조기 사용했어야"

인도 변이 확산하는 英, 예방접종 고령층 감염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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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해 11월16일 대구 수성구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혈장치료제에 필요한 혈장을 단체로 공여하는 모습.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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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회복기 혈장을 이용해 만든 혈장치료제 치료 효과가 일반 중증 치료법 효과보다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개발된 항체치료제가 일부 변이 바이러스에서 방어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되고, 혈장치료제마저 효능이 높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치료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불확실한 치료제보다는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감염되더라도 중증도를 완화할 수 있는 백신 예방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18일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인 의학지 '랜싯'(Lancet)에 영국 코로나19 환자 1만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회복기 혈장치료제 임상시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회복한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장을 치료제로 만들어 중증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중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그간의 평가를 뒤집어 주목받고 있다. 중증 환자에게 혈장치료제를 투여한 경우와 일반적인 치료 방법을 비교한 결과 혈장치료제가 환자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5월28일부터 올해 1월15일까지 영국 코로나19 중환자 중 혈장치료제를 투여한 5795명, 일반 치료를 받은 5763명 등 1만1558명의 치료 경과를 살핀 결과 혈장치료제 투여 환자 중 1399명(24%), 일반 치료를 받은 환자 중 1408명(24%)이 28일 내에 숨졌다. 각기 다른 치료를 받고 28일 이내에 퇴원한 환자 비율은 각각 66%(혈장치료제 투여 3832명, 일반 치료 3822명)로 같았다.

국내에서도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승인을 받은 후 혈장치료제를 이용한다. 국내에선 지난 13일까지 45건이 사용됐는데, 앞으로 영국의 실험 결과처럼 혈장치료제 유용성이 작다고 판단될 경우 이용되지 않을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회복기 혈장은 100년 넘게 사용됐고, 이런 경험을 참고해 신종 플루,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SARS),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신종 감염병 발생 때마다 사용됐지만 효능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다"며 "혈장치료제는 감염 후 가급적 5일 이내에 써야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막상 사용하려고 하면 환자 상태가 악화해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혈장치료제 외에 고령, 기저질환자 등에게 사용되는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은 구토, 알레르기, 간·신장 기능 저하 등 여러 부작용이 보고됐다. 항체치료제와 같이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들은 기존 바이러스에선 중화 능력(방어 효과)이 확인됐지만, 일부 변이 바이러스에서는 효과가 균일하지 않아 불안함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인도 변이에 효과가 있지만, 브라질 변이에선 중화 능력이 감소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지금 결정적인 치료제가 없어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에는 이르다"며 "렘데시비르, 렉키로나 모두 중증으로 악화한 환자보다는 비교적 경증 환자에게 쓰기 때문에 강력한 치료제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치료제보다는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특히 백신이 일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중증화율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가 실제에서도 속속 등장하면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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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영국 북서쪽 볼턴, 블랙번 지역 확진자의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젊은 층이다.

두 지역에선 4월 중순에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후 확진자가 급증해 5월1일 볼턴에선 100명 이상, 블랙번에선 40명 이상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였다.

확진자 중 대부분은 60세 미만이었다. 5월 초 볼턴 지역 신규 확진자의 연령은 5~24세가 60명에 육박했고, 25~39세, 40~59세 순으로 많았다. 60세 이상 신규 확진자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블랙번 지역에서도 연령별로 볼튼 지역과 유사한 비율로 확진자가 나왔다.

60세 이상 확진자가 적은 이유로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또는 화이자 백신 접종이 꼽혔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변이 출현 전에 개발된 백신이지만, 실제로 감염을 예방했고, 감염됐더라도 중증 악화를 방지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인도에서 보고된 실험실 연구에 의하면 백신 중화항체 효과가 인도 변이를 만날 경우 50% 정도 떨어진다고 나오지만, 실제 효능 효과에서도 그만큼 감소하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 중화 능력이 떨어진다 해도 사망률과 중증률을 낮출 수 있다. 그래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접종이 우선돼야 한다"며 "기저질환자도 투석환자와 만성폐질환자뿐 아니라 암 환자, 심혈관질환자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도 빨리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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