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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천흥사지' 고려 초 최대 규모 왕실사찰 추정

등록 2021-05-17 15: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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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고려 초 창건·조선시대 폐사…천흥사 규모 고고학적 확인

중심 건물 금당지 조사·천흥 기와 출토 등 천흥사 입증 증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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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시가 서북구 성거읍 천흥사지에서 발굴한 '천흥'(天興)'이라고 적힌 명문 기와. 2021.05.17. (사진=천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뉴시스] 이종익 기자 = 보물 천흥사지 당간지주(보물 제99호) 등과 연관된 충남 천안 서북구 성거읍 천흥리 '천흥사지'가 고려 시대 초기 최대급 규모로 창건된 왕실 사찰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천안시와 고운문화재연구원은 17일 천흥사지에서 '천안 천흥사지' 학술 자문회의를 통해 "고려 초기 최대급 규모의 절터인 천흥사지에서 중심 건물인 금당지(추정)와 2호 건물지, '천흥'(天興)'이라고 적힌 명문 기와 등을 발굴해 조사한 결과 천흥사가 고려 초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당(金堂)은 절의 본당, 본존불을 모신 중심 건물을 말한다.

천안시에 따르면 천흥사지는 고려 초에 창건돼 조선 시대에 폐사된 천안지역 고려 시대 대표적인 절터이다.

고려 천흥사와 관련한 문화재로는 천흥사지 오층석탑(보물 제354호)과 천흥사지 당간지주(보물 제99호), 성거산 천흥사명 동종(국보 제280호,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다.

이번 천안 천흥사지 발굴조사는 보물 제354호 천흥사지 오층석탑을 중심으로 천흥사지 사역의 실체를 확인하고, 정비 및 복원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2019년부터 진행돼 왔다.

천안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금당지(추정)와 함께 2호 건물지, 회랑지, 답도 시설 등을 추가로 확인하며, 고려 시대 천흥사의 사찰 건물의 배치를 추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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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시가 서북구 성거읍 천흥사지 발굴현장 내 본존불을 모신 중심 건물로 추정되는 금당(金堂)지 기단 세부전경. 2021.05.17. (사진=천안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금당지(추정)는 1호 건물지로, 오층석탑의 서쪽 후면에 자리하고 있다.  규모는 남북 20m, 동서 18m 규모로 정면 5칸, 측면 4칸의 구조를 보인다.

건물의 기단은 주로 중심 건물에 사용되는 '가구식’의 형태이며 장대석을 이용한 출입(계단)시설도 함께 조사됐다.

천안시는 기단 및 계단의 조성 기법은 그동안 충남지역 고려 시대 유적에서 남아 있는 기단 중 가장 우수하고 장엄한 형태를 보여 향후 천흥사의 성격 및 가치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호 건물지(추정 금당지)의 남쪽에 자리한 2호 건물지에서도 동일한 형식의 '가구식'의 기단 구조가 확인됐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천흥(天興)'이라 적힌 명문 기와와 당초문 암막새, 치미 편, 고려청자 등이 수습돼 천흥사의 창건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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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시가 서북구 성거읍 천흥사지 발굴현장. 2021.05.17. (사진=천안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은 고려 초 왕건이 천안부를 세우며 신설된 도시로, 천안에는 왕건 관련 지명과 역사문화유산이 다수 남아 있어 천안과 고려 왕실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천안시는 천흥사가 위치한 성거산은 고려 태조가 명명한 곳이며, 이번 발굴된 천흥사의 창건에도 태조 왕건이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박상돈 천안시장은 "이번 천흥사지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 시대 천흥사의 규모와 성격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됐다"며 "향후 추가조사를 통해 천흥사지 전체 사역 범위를 확인하고, 정비, 복원을 포함한 유적 보존대책을 수립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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