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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고강도 공습…하마스 핵심 방어시설 파괴(종합)

등록 2021-05-17 17: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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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지하터널 15㎞ 타격…지휘관 9명 자택도 공습

네타냐후 총력전 발언에도 현지 매체 휴전 임박 보도 잇따라

하마스 최고지도자, 휴전 협상 인정하면서도 "희생 보상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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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AP/뉴시스]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북부의 베이트 하노운 마을에서 주민들이 지난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1.05.1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오전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고강도 공습을 감행했다.

A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하레츠 등은 이날 오전 1~5시께 단행된 공습을 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최근 충돌 이래 가장 치명적인 단일 공격이었던 전날 공습보다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공격이라고 일제히 타전했다. 전날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이번 충돌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42명이 숨졌다.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20분간 뒤흔든 공습으로 건물 3채가 붕괴됐다고도 외신은 전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공습으로 광범위한 정전 사태가 발생했고 건물 수백채가 파손됐다고 했다.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가자지구 서쪽의 주요 해안도로와 보안시설, 공지 등이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전력 공급업체는 공습으로 유일한 발전소에서 가자지구 남부 대부분 지역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이 파손됐다고 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내어 "대략 20분간 35개 테러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전투기 54대가 정밀 폭탄 110개를 투하했고,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을 피하고자 건설한) 지하타널 15㎞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 테러조직의 지하 체계를 파괴하기 위한 광범위한 작전의 일환"이라고 했다.

AP에 따르면 IDF가 공격한 지하터널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하고자 뚫은 이른바 '메트로'라고 불리는 정밀한 방어 체계다.

IDF는 베이트하논 여단장 등 가자지구 전역에 위치한 하마스 사령관 9명의 자택을 공격했다고도 했다. 한 유치원과 모스크 근처에 마련된 하마스 지하 터널도 타격했다고 했다. IDF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경고 등 많은 예방 조치를 시행했다고도 했다.

IDF는 "공격 당한 집은 테러리스트들의 기반시설로 이용됐고 일부 집에서는 무기 창고까지 발견됐다"고 했다. 이어 "이 장소들은 테러조직인 하마스가 군사 자산을 민간 중심부에 어떻게 배치하는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IDF는 지난 10일 하마스와 교전이 시작된 이후 팔레스타인 테러단체와 연계된 118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했다. IDF는 10일 이후 가자지구로부터 3150발의 로켓이 발사됐고 이중 460발은 국경을 넘지 못하고 가자지구에 떨어졌다고 했다. 방공 시스템 아이언 돔의 요격률이 90%에 달한다고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은 총력적(full-force)으로 지속되고 있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엄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레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지 수시간도 안돼 IDF의 공습이 이뤄졌다고 했다.

하마스와 교전을 총괄하는 IDF 중부사령관은 16일 채널12 방송과 인터뷰에서 IDF는 하마스 강경파와 군사시설 등 테러 목표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속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토르 웨네스랜드 유엔 중동 평화절차 특별 보좌관은 같은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을 중재하기 위한 집중적인 대화를 주도했다고 이스라엘 매체는 전했다. TOI는 외교 소식통를 인용해 같은날 안보 장관 회의에서 휴전 가능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스라엘 뉴스채널 YNET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주 양측간 충돌이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채널12 방송도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적대행위가 거의 끝나가고 있고 이스라엘이 중요한 24시간의 시기에 진입했다고도 타전했다.

하마스는 전날 가자지구 민간지역에서 이스라엘 민간 지역으로 로켓포를 발사했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이 같은날 오후 이스라엘 남부도시 아슈켈론에 위치한 한 유대교 회당을 타격했지만 사상자를 발생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TOI는 하마스가 17일도 로켓을 발사했지만 대부분 국경을 넘지 못했다고 했다.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같은날 레바논 언론 알 아크바르와 인터뷰에서 "휴전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과 러시아, 이집트, 카타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서도 "팔레스타인인의 희생에 미달하는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켓포 공격이 이스라엘을 마비시켰다"고도 했다.

AP는 지난 2014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최악의 전투가 팔레스타인인 20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가자지구 긴급 구조 관계자인 사미르 알 카티브는 AP에 "지난 14년간 구조대 생활을 통 들어 지금과 같은 수준의 파괴를 본 적이 없다"며 "2014년 전쟁에서도 그렇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웨네스랜드 특별 보고관은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번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3만4000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수백차례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어린이 55명과 여성 33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188명이 숨졌고 1230명이 다쳤다는 예비 통계도 공개했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3100발의 로켓포로 5살 소년과 군인 1명을 포함한 8명이 사망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민 10명이 숨졌다고 집계하고 있다.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번 사태로 전투원 20명이 사망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IDF는 더 많은 인원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안보리는 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긴장 완화를 위한 첫 공개회의를 소집했지만 구체적인 성과 없이 끝났다. 미국의 반대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공동성명 채택은 무산됐지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 증가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보리 5월 순회 의장국인 중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공동성명 채택을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을 제외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이스라엘이 거부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거듭 천명하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기존 입장도 확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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