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시민에 손을" 5·18 전야제 큰 울림
"미얀마가 곧 오월광주"…민주연대에 '방점'"미얀마 민주주의 구해달라" 간곡한 호소도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 행사는 오월 광주정신이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대동 세상'으로 펼쳐졌다. 5·18 전야제는 '오월, 시대와 눈 맞추다. 세대와 발 맞추다'를 주제로 17일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렸다. 오월영령 추모의 뜻을 담아 장엄한 풍물패 길놀이로 시작한 전야제는 1부 연대의 장 '우리가 우리를 도와야 한다'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1부 2장의 '미얀마에서 온 편지' 연극은 1980년 광주와 2021년 미얀마를 하나로 잇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큰 울림을 전했다. 배우가 연기한 5·18 희생자(임신부, 소풍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의 곁에 검은 티셔츠 차림의 여성이 나란히 무대에 섰다. 미얀마 민주화에 앞장서다 19살 나이에 숨진 '치알 신'을 암시하는 듯 티셔츠엔 'Everything will be OK(모든 일이 잘 될거야)'라고 적혀 있었다. 극 중반에 미얀마인들이 한국어로 현지 상황을 전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배경 영상도 계엄군과 미얀마 군경의 진압 모습이 번갈아 나왔다. 다소 서툰 한국어 발음이었지만 음성 속 미얀마인은 "용감하게 스피커 들고 구호 외치는 어떤 누나를 봤어요. 3월 3일엔 수많은 사람이 죽었던 날이었어요. 군경 강경 진압이 있었어요. 저랑 같이 활동한 동료가 죽었어요"라고 했다.
이어 빨간 머리띠를 두른 미얀마인과 미얀마 민주 투쟁 소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미얀마어·한국어로 한 문단씩 말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만악 내가 죽게된다면 내 두 눈을 미얀마 민중에게 바치겠습니다. 비록 내 몸은 죽었지만 내 두 눈은 민중들이 승리하는 날까지 감지 않을 겁니다"라는 목소리가 5·18 최후항쟁지에서 울려 퍼지면서 극은 절정에 달했다. 이들은 맞잡은 손을 높이 치켜올리며 "아 광주여! 미얀마 민주주의를 구해주세요"라고 절절히 호소했다.
오월 광주의 대동 정신을 계승해 미얀마·홍콩 등지에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독재와 맞서는 세계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다. 행사는 모든 참석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목놓아 부르며 대동 세상을 다짐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