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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커피박 폐기물 재활용, 현대제철 사업구조와 일치"

등록 2021-05-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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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당장 보기에 철강사와 커피박 사이 연관성을 찾기 어렵지요. 현대제철은 커피박이라는 폐기물의 재활용이 저희 사업구조와 일치한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현대제철 지속가능경영팀 이원기 책임매니저는 10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커피박 재활용 프로젝트에 철강사인 현대제철이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처음 시작한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는 자원으로서 유용한 가치가 있음에도 수거 시스템의 부재로 폐기되는 커피박을 활용해 환경/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현대제철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젝트이다. 현대제철과 인천광역시 내 5개 지자체, 한국생산성본부, 환경재단이 함께 참여해 진행하는 민관합동프로젝트의 모범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연간 2400만톤의 조강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2위 철강사다. 이 중 폐기물인 고철을 재활용해 다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전기로의 생산능력만 연간 1200만톤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현대제철의 '순환'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춰보면, 고로에서 생산된 자동차강판은 자동차로 만들어지고, 운행이 끝난 자동차는 고철(철스크랩)로 돌아와 다시 철근, H형강 등 다양한 건설/건축 자재로 쓰인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철강제품의 순환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을 모두 책임지는 국내에서 유일한 기업이다.

이원기 책임은 "현대제철은 사업구조에서부터 버려지는 것의 재활용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기업"이라며 "커피박을 재활용하면 좋은 쓸모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제로 그 가능성을 살펴보면서 발전시켜온 프로젝트가 바로 이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커피박은 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를 말한다. 전체 중량의 0.2%만이 음료에 사용되고 나머지 99.8%는 커피찌꺼기로 버려지게 된다고 한다. 대부분 매립지로 옮겨져 땅에 묻히거나 소각처리된다. 이를 건조·가공해 반제품으로 만들면 연필, 화분, 머그잔, 인테리어용 파벽돌 등 일상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운동장이나 놀이터에 쓰이는 탄성트랙보드까지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임은 "단순히 제조과정에 '커피박을 섞었다'라는 차원으로 그치지 않고, 재활용된 제품의 소비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최근의 '착한 소비' 트렌드에 착안했다"며 "커피박은 그 가공과정에서 장애인, 저소득층 등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천 연수구 내 연수재활센터 커피박 가공작업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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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인천광역시였다. 인천시는 여러 면에서 현대제철이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적합한 곳이었다고 한다. 우선 현대제철의 전신인 인천제철이 전기로사업을 시작한 곳이 바로 인천이고, 현재 현대제철의 사업자 등록증 상의 주소도 인천으로 돼 있다. 그간 수도권 매립지를 보유하고 그 어려움을 상당부분 감내해 왔으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지자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원기 책임은 "최근 '환경특별시 인천'을 모토로 각종 친환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인천시는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에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였다"며 "현재는 인천시 내 5개 자치구 (중구, 미추홀구, 남동구, 부평구, 서구)가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고 했다.

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은 일화가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하자 잠시 생각하던 그는 이내 환한 미소로 답했다.

"지난해 연수 자활센터 작업장을 방문해 그곳의 근로자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부분 연수구 내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계신 분들이었다. 그 중 어린 여학생이 본인이 자활센터 근로에 참여하게 됐을 때는 단순히 소득을 위해서 시작했지만, 이 작업장에 와서 커피박을 이용해 다양한 재자원화 제품을 만들며 "내가 지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구나. 나도 환경적인 도움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너무나 환한 표정으로 얘기를 이어갔다. 그 순간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 중 하나인 진정성이 온전히 전해졌다고 생각돼 큰 보람을 느꼈다."

이제 현대제철의 시선은 커피박을 넘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자원순환을 통한 친환경성, 자립형 사업모델 개발을 목표로 해양플라스틱, 바이오매스 관련 사업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책임은 "아직까진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몇 가지 아이템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현대제철이 유일하게 민간부문 파트너사로 참여 중인 세계은행 SDGs Fund의 중점추진목표와 연계한 사업 아이템 개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도 지속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공헌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표 사례인 현대제철 희망의 집수리는 에너지비용에 민감한 저소득층 가정 및 복지시설에 에너지절감을 위한 태양광 설치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로 10년차를 맞이했다. 임직원 참여기금인 매칭그랜트 기부활동 또한 2005년부터 무려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책임은 "가끔 뉴스를 통해 남몰래 오랜 시간 선행을 실천해온 사람을 보면 우리 모두 깊은 감동을 받는다. 이유는 그 사람이 자신의 환경과 조건에 상관없이 오랜 시간 꾸준하게 선행을 해왔다는데서 오는 진정성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며 "현대제철의 사회공헌사업 또한 중간에 사업 방향과 컨셉은 변했을지언정, 어렵고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진정성은 그 오랜 기간이 대변해준다. 회사의 노력과 진정성을 앞으로도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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