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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급 한계' 철근대란, 민·관 협력만이 살 길

등록 2021-06-07 15:34:55   최종수정 2021-06-07 15: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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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회복세에 철근 수요 급증

철근 부족에 건설현장 잇달아 멈춰서

여름 지나야 철근 수급 안정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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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국내 건설현장에 철근 수급 대란이 덮쳤다. 일선 건설현장에선 철근이 모자라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4월 철근·형강, 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 부족으로 공사가 멈춰선 현장은 총 59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철강재 부족으로 중단된 사례는 전체의 72.8%인 43곳에 달한다.  

철근이 부족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회복세에 따른 수요 급증 때문이다. 물론 이는 철근에만 국한되지 않고 열연강판, 후판, 형강 등 철강재 전 품목에 해당된다. 하지만 철근의 경우 지난달 10일 현대제철 철근공장의 영업정지로 부족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다만 현대제철이 지난달 27일부터 철근공장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철근 부족 현상은 중소 건설사에서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같은 제강사로부터 직접 철근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철근 대부분을 유통사들로부터 공급받는다. 현재 일부 유통사들은 가격이 오를 것을 감안해 사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철근 부족 현상은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선 국내 생산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의 수입 또한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1일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사들을 상대로 수출 증치세 환급을 폐지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이 한국에 있어 철강재 최대 수입국이란 대목에서 중국산 감소는 곧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산업계의 철강 및 원자재 수급 안정화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조달청은 지난달 27일 '철강·원자재 수급 안정 관계부처 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내 철강사들은 수요 산업의 수급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2분기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철근은 전분기 대비 약 50만t, 후판은 약 16만6000t 추가 생산될 전망이다. 산업부, 국토부, 공정위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점검반은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를 단속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제강사들은 건설현장으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철근 공장을 24시간 풀로 돌리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공급을 더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업계는 올 여름이 지나면 철근 수급은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장마와 혹서기 동안의 수요 감소와 함께 한국특강 등 일부 제강사들의 증설이 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민관이 함께 철근 수급 대란을 해결해야 할 때다. 제강사들은 정부의 증산 요구에 최대한 응해야 하며 정부 또한 이 과정에서 제강사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들어줘야 한다. 정부의 지원과 함께 제강사들이 합심해 이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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