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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근의 반려학개론]반려견에게 힘든 여름이 반가운 이유

등록 2021-06-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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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근의 반려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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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미용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어느새 여름이 시작했다. 반려견에게 연중 가장 힘든 계절이 이제 석 달 넘게 이어질 것이다.

실내에서 사는 아이들은 그래도 반려인과 함께 문명의 혜택을 누리니 그나마 낫다. 실외에 사는 아이들은 폭염과 열대야, 장마와 태풍, 모기 등 각종 해충까지 온몸으로 감내해야 한다.
 
일단 여름을 맞이해 장모종은 털 관리를 해줘야 한다. 털을 조금만 짧게 깎아줘도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갑자기 털을 짧게 깎았다면 냉방을 하는 실내에서는 얇은 옷을 입혀주는 것이 좋다. 물론 건강하다면 감기에 걸리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허약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온도 급변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관지염이나 비염도 걸릴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옷을 입혀주는 것이다.
 
미용할 때도 주의해야 할 것도 있다. 스피츠나 포메라니안 등은 털을 트리머로 싹 밀어버리면( 일명 '빡빡이') 자칫 피부 자극 탓에 몇 년 동안 털이 아예 자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 직접 미용을 한다면 당연하고,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미용사도 있으니 미용실에 맡길 때도 신중히 해야 한다.
 
과격한 운동은 절대 삼가고, 짧고 가볍게 산책하는 정도로 끝내자. 그것도 대낮을 피해 아침, 저녁 그래도 시원한 시간대를 택해야 한다. 다른 계절에도 그렇지만, 여름철에는 당연히 물도 충분히 먹이자.
 
열사병에 걸리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반려견은 사지를 쭉 뻗고, 입을 벌려 혀를 쑥 내민 채 헉헉거린다. 개는 발바닥에만 땀샘이 있어 이런 식으로 치솟은 체온을 떨어뜨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에 데려가 해열제, 강심제 등 처치를 받게 해야 한다.

그 전에 집에서 응급 처치를 해주는 것이 좋다. 사지, 꼬리, 배 등을 차가운 물을 묻히거나 이들 부위를 물에 담가주면 된다.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태여서다. 다만 아무리 급박해도 차가운 물을 가슴 부위에 들이붓는 것은 삼가야 한다. 충격으로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 물에 사지 등이 젖었을 때 선풍기나 에어컨을 오랫동안 세게 틀어 놓는 것도 금물이다. 저체온증 우려가 있다.

여름철에는 음식에 더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보양식'을 먹듯 고지방, 고단백 음식을 주라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평소 먹던 사료, 간식 등 반려견 전용 음식을 그대로 먹여야 한다. 조금 추가한다면 비타민 정도다. 이 또한 반려견 전용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음료수는 물론 참외, 수박 등 과일, 냉면까지 사람이 먹는 이것저것을 먹이면 오히려 배탈이 나기 쉽다. '강아지 사랑'은 다른 것 없다. '개밥'이 제일이다.

평소에도 잘해주고 있겠지만, 여름철에는 특히 모기가 많이 발생하니 심장사상충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맥스가드' '하트가드' '레볼루션' '프론트라인' 등이 반려견 건강을 지켜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매년 여름은 개들에게 고통의 시간이었다. 바로 '보신 악습' 탓이었다.

필자는 1991년 '한국동물보호연구회'를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이를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 마음들이 모여 '보신탕'이나 '영양탕'을 대놓고 파는 곳도, 먹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머지않아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반려견 생명이 아닌 건강에만 신경 쓰면 되는 여름이 반갑다.

윤신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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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수의사 윤신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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