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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사평가 논란…카카오, 담당 임원 전격 교체

등록 2021-06-13 10: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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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전략인사실장 P씨 신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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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카카오가 성과 보상·인사 평가 등에 대한 잇따른 논란으로 내홍을 겪자 최근 인사 담당 임원을 새로이 선임했다. 인사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해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경영진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초 3년 이상 직책을 맡아온 K 전략인사실장(부사장)을 내부 인사인 P 씨로 전격 교체했다.

이는 연초부터 조직 내부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데 반해 올해 들어 내부는 어느 때보다 시끄럽다는 평이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지난 4월 ▲일부 직원에 법정 상한 주 52시간 이상 근무 ▲임산부에게 시간외근무 ▲일부 직원에게 연장근무 시간을 기록하지 못하게 강요 ▲퇴직 직원에게 연장근무 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여러 차례 위반한 것을 확인했다. 또 ▲최저임금 주지 의무 위반 ▲직장 내 성희롱 교육 의무 위반 등 총 6개 항목을 어긴 것을 확인하고 최근 시정명령을 내렸다.

카카오는 지난달에는 일부 직원들에게 고급 호텔 숙박권을 지급하는 혜택을 두고도 소란스러웠다. 당시 가뜩이나 소수에게 보상을 몰아준다는 여론이 높았다.

이에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모든 직원이 동등하게 회사의 복리후생 시설을 누려야 한다는 단체협약에 명시한 원칙에 위배되는 선별적 복지이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회사에 전달하는 등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 인사팀은 기존의 휴양시설 복지제도를 축소하거나 선별적으로 적용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번아웃'이 우려되는 임직원에게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는 단발성 포상제도라고 해명하며 사태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사전에 조직원에게 공지 등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빚음에 따라 인사 업무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는 지난 2월 17일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케이션 앱 블라인드에 '유서'라는 제목으로 사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와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에 카카오 직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평가제도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보상이 부족하다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성과 평가에서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등의 질문을 통해 동료평가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전사 평균값과 비교해 해당 직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물론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까지 나서 지난 3월 2일 전 직원 대상 간담회인 '오픈톡' 행사를 열어 평가 제도, 보상,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카카오 경영진은 인사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동시에 3월에 평가 제도와 보상 등 인사 전반의 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전담팀(TF)을 신설했다.

TF는 그 첫 결과물로 오는 2023년까지 3년간 매년 본사 직원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200주가량씩 지급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이어 이달에는 복지 강화안을 추가로 내놓았다. 본사 전 직원에게 복지포인트를 연간 360만원씩 지급하고, 주택 자금 대출 한도를 7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늘렸다. 또 전 직원과 가족 대상 의료보험 지원 범위도 치과보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입주 예정인 판교역 앞 알파돔시티 사옥에 구내식당을 조성하기로 했다. 앞으로 TF는 인사평가 방식에 대한 결과물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카카오의 일련의 사태는 인사담당 임원 개인의 실책이라기보다 '공정'이 MZ세대의 화두로 떠오른 사회적 가치 변화,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급격히 커진 데 따른 조직 인사 운용 기준 및 방식 전환의 필요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와 함께 '꿈의 직장'으로 꼽힌 네이버도 최근 성과보상·인사평가 등의 문제가 논란이 됐고 지난달 25일에는 한 직원이 상사의 갑질과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IT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네이버도 인사제도에 대대적인 변화가 관측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달 초 전략인사실장이 새로이 선임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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