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여의도 and]리더십 시험대 오른 이준석…'윤석열·안철수·공천시험' 숙제

등록 2021-06-19 05:00:00   최종수정 2021-06-18 17:27:5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정치 1막 시작한 '0선 의원'…과제 해결에 명운 갈릴 듯

윤석열·안철수에 당근과 채찍…빅텐트 중심 놓고 밀당

김재원,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놓고 연일 반기 들어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취임 후 일주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이슈였다. 출근길에 탄 공유 자전거 '따릉이'는 물론 그가 신은 신발 브랜드, 여자친구에도 관심이 모였다.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은 그는 첫 공식행보를 시작하는 날 광주로 달려갔다. 보수당 대표로서는 전례 없던 일이다.

당내 지도부 인사도 혁신과 파격을 이어갔다. 당 대표의 최측근인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에 초선의원을 발탁했다. 대변인은 앞서 약속한 대로 '토론배틀'로 선발한다. 선거권이 있는 만 18세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놨다.

젊은 정치인을 향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엔 각각 3선인 한기호 의원, 김도읍 의원 등을 임명해 중심을 잡았다. 의원들과 첫 상견례를 한 의총에서는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독단적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당 의원들을 '중추'라고 부르며 신뢰를 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적 현안을 혁신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다. 0선 의원인 이준석의 정치는 지금이 '제1막'이다. 앞으로 남은 '윤석열의 입당' '안철수와의 합당'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등 문제는 시험대에 선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 인생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윤석열·안철수에 당근과 채찍…빅텐트 세울 수 있을까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16. [email protected]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은 주도권 싸움으로 이어지며 점차 풀기 힘든 문제가 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주특기인 단도직입적인 발언들로 이들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던지는 중이다. 이른바 고도의 '밀당 정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둘러싼 기싸움은 이미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아마추어 티가 나고 아직은 준비가 안 된 모습"이라며 "입당을 하면 조직적으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잽을 날렸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내 갈 길만 가겠다. 내 할 일만 하겠다"며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다. "국민 통합해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양측의 갈등이 부각되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은 잠재적인 우리 당, 야권의 대선 후보"라며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며 다시 당근을 내밀었다. 심기가 불편해진 윤 전 총장을 달랜 것이다.

최근에는 안 대표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안 대표는 지역위원장을 추가로 임명하고, 합당 후 당명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과 첫 공식 회동 자리에서 "국민들께서 이 합당 과정을 또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지 않게, 또 그리고 전쟁같은 합당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러나 합당 후 새로운 당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의당 측의 의견에는 "합당을 논의했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그런 내용을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은 이런 기싸움보다 통합 대의를 세우고 서로 내려놓는 자세를 바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안 대표는 17일 지역위원장 29명을 임명하고 조직 강화에 나섰다. 사실상 합당을 앞두고 몸집을 부풀려 더 큰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대표는 앞서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당 조직 등에 후한 평가를 하지 못할 것 같다"며 국민의당의 움직임에 불편한 기색을 보인 바 있다.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놓고 불편한 심기 드러낸 지도부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2021.06.14. (공동취재사진) [email protected]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놓고서도 잡음이 이어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선출직의 후보자를 상대로 자격시험을 실시하는 건 "민주주의의 근간인 국민주권주의 대원칙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주의가 확립된 문명국가에서 선출직에 시험을 치게 하는 예를 들어본 적 없다"며 "깊이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선출직 중에서 의원이든, 지자체장이든 공부를 못했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분이라도 국민과 애환을 함께 하며 그들의 언어를 공유하며 정책에 반영하는 지도자를 많이 봤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18일 페이스북에 "정당의 기능 중에서 공직후보자 추천은 가장 중요하고도 어렵다. 그래서 완벽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썼다. 이어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사실상의 상시공천심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된다"며 "단순 자격시험 이상으로 정당의 인재영입 구조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