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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권 교체에도 JCPOA·이스라엘 정책 급변 가능성 ↓

등록 2021-06-21 12: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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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모두 새 정권 불구 대립 위험 높아 긴장 고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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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후보가 1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투표 결과가 19일 오전쯤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라이시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21.06.1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원리주의 성향 성직자이자 사법부 수장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중동 정세에 관심이 모아진다.

라이시는 이란과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당선됐다. 이란의 주요 적성국인 이스라엘은 당장 라이시를 '교수형 집행인'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 등에 JCPOA 복원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BBC와 미들이스트아이(MEE),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도이치 벨레,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라이시의 지역과 세계 현안에 대한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당선되더라도 하산 로하니 현 정부가 추진 중인 JCPOA 복원 협상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전망이 우세하다.

라이시는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미국을 불신하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서방과 관계 개선, 사회 개혁 정책을 비난해온 원리주의 진영에 속해 있다. 라이시는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JCPOA 복원 협상을 이어가고 현 행정부의 약속을 존중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라이시의 행보는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는 JCPOA의 반대 급부인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포린 폴리시(FP)는 평가했다. 라이시의 최대 후원자인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도 JCPOA 복원에 동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알자지라는 "우리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오는 8월 라이시가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과 이란 간 JCPOA 복원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점쳤다. JCPOA 복원 협상은 정치적 결정이 필요한 쟁점이 있다는 이유로 20일 일시 중단됐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JCPOA 복원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지역내 영향력 확대 시도 등을 포함하는 추가 핵합의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 향후 양측간 지난한 협상이 예상된다.

하메네이는 기존 JCPOA 복원 이외 추가 협상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이란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이란 행정을 총괄하고 국무위원 임명권, 외국과 조약 체결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국가안보와 외교 정책의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있다.

외신들은 라이시가 인권 탄압 등 혐의로 미국과 유럽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 관여 정책에 대한 내부 반발이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말기 검사로 재직하면서 포로와 정치범의 대규모 처형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도 올라있다. 그는 2019년 이란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인권 침해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명단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란이 라이시 대통령 취임 이후 혁명수비대(IRGC)가 수행 중인 중동 내 영향력 확대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MEE는 분석했다. IRGC는 이란 정부가 아닌 하메네이의 통제를 받는다. MEE는 라이시는 하메네이에 순종적인 인물이라면서 IRGC 산하 쿠드스군의 활동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지난 4월 유출된 인터뷰 녹음본에서 암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란 외교를 좌우했다면서 자신은 외교정책에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라이시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이란과 이스라엘 간 그림자 전쟁을 지속될 전망이다. 라이시의 최대 후원자인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중동 지역에서 제거해야 할 악성 종양에 빗대면서 이스라엘 국가의 제거를 이슬람 사회에 촉구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고 원전 시설 등을 공격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영자매체 아랍뉴스는 로하니 대통령도 이란 외교정책의 주요 결정자가 아닌 전달자에 불과했다면서 대통령 교체는 이란 외교정책에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20일 라이시를 '교수형 집행인', '살인자'라고 비난하면서 이란 대통령 선거는 세계 강대국들이 JCPOA에 복귀하기 전 '정신을 차릴 수 있는(wake up)'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베네트 총리는 "새로운 정부는 이란이 핵무기에 접근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했던 역대 정권의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는 JCPOA로는 이란의 핵 개발과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막을 수 없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복귀 방침에 반대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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