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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 만날 일 없어…美 제재 풀라"(종합)

등록 2021-06-22 00: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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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수' 라이시 당선인 첫 기자회견

"미국, 억압적 제재 해제해야…JCPOA 약속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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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21.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대외 강경책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날 뜻이 없으며 이란 탄도미사일 문제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AP, IRNA, 등에 따르면 라이시 당선인은 2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연 첫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날 수도 있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간단히 답했다.

그는 이란과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에 합의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라이시 당선인은 "미국은 이란에 대한 모든 억압적 제재를 해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JCPOA에 돌아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이시 당선인은 "미국 정부에 신속히 합의에 복귀해 진실함을 보일 것을 진지하게 제안한다"며 "미국은 JCPOA를 짓밟았고 유럽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이시 당선인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나 역내 민병대 지원 문제를 놓고도 협상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988년 이란의 정치범 5000명 처형에 관여했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자신이 '인권의 수호자'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화와 외교를 환영하지만 이란의 대외 정책이 JCPOA에 제한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대 관계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관계를 복원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라이시 당선인은 지난 19일 이란 대선에서 득표율 62%로 승리했다. 경쟁 후보인 압돌나세르 헴마티 전 중앙은행 총재와 모센 레자에이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도 패배를 인정했다. 투표율은 48.8%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설립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라이시 당선인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최측근으로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이자 현 사법부 수장이다. 1988년 정치범 사형 관여 의혹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강경파 라이시의 등장으로 미국·이란 관계와 JCPOA 협상을 놓고 긴장이 더욱 높아질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라이시는 오는 8월 취임한다.

다만 라이시 당선인이 JCPOA 복원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외교안보정책 실결정권자인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세 급변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이란은 2015년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과 JCPO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고 서방은 이란 제재를 해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그러나 2018년 JCPOA를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JCPOA 허용 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핵활동을 확대했다.

이란과 P4+1(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독일) 은 올해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의 대 이란 제재 해제와 JCPOA 의무 이행 재개 문제를 협상 중이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제재를 철회하려면 이란이 합의 내용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 해제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임시 또는 단계적 합의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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