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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공모가 수요예측 왜 오래할까

등록 2021-06-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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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관 동시에 2주간

이례적 수요예측 "밸류 부담?"

"역대급 규모에 기간 넉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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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중복청약 막차에 올라탄 크래프톤이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례적으로 2주 간 진행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 공모가 거품 논란이 나오는 상황인 만큼 그 배경에 주목된다.

23일 IPO(기업공개)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다음달 14~15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피 상장은 다음달 중 예정됐다.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요예측이 2주 간 예정됐다. 오는 28일~다음달 9일까지다. 앞서 대어급 공모주도 수요예측을 대체로 이틀 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긴 편이다.

물론 수요예측을 2주 간 진행하는 것이 마냥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이틀, 길어야 3일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는 2주 간 진행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이번에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자를 한 번에 모아 수요예측을 2주 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크래프톤 IPO를 주관하는 한 관계자는 뉴시스에 "수요예측을 2주 간 진행하는 것은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는 흔한 일이라 2주라는 자체가 특이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자 모두를 함께 수요예측을 진행한다는 점, 그것도 2주를 진행한다는 점에선 특이할 순 있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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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고(高)공모가 논란에 대한 부담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이틀 간 진행했을 경우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이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부담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수요예측을 국내와 해외를 함께 진행하고, 그러면서 기간을 넉넉히 잡는 방식을 택한 것 같다는 추측이다. 기간을 길게 두면 공모가 등을 내부에서 조절해볼 여지가 더 생기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앞서 크래프톤 공모가 희망밴드가 정해졌을 때 투자자 사이에 불만이 제기됐다. 1주 당 희망 공모가액은 45만8000원~55만7000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크래프톤 기업 가치 평가에 총 7개의 비교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크래프톤 PER은 7개 기업 평균의 45.2배로 넥슨 PER의 12배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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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공모 전 장외가격이 희망 공모가보다 투자자 기대감에 높게 형성되곤 하는데, 공모가가 장외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장외시장 전문 정보업체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크래프톤의 장외가격은 52만~59만5000원이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이번 수요예측 진행 방식은 그동안 수요예측에 다수 참여해봤지만 정말 이례적"이라며 "앞서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말이 계속 나왔던 만큼 부담감을 느껴 기간을 넉넉하게 둔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업계에서는 단순 공모규모에 따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역대급 규모에 참여 기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기간을 넉넉하게 잡은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이번 총 공모주식 수는 1006만230주, 공모자금은 최대 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공모 희망가 최하단(45만8000원)을 적용해도 시가총액은 23조원 가량이다.

이는 일본에 상장한 넥슨(약 23조원)과 비슷하고 코스피 상장 게임사 엔씨소프트(약 19조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장을 통해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에 버금가는 기업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 당기순이익 55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3.6%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 99.5% 증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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