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공교롭게도...'직원 1500명 감축' 서울교통공사, 새 연수원 건립 추진

등록 2021-06-23 09:53:58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되면서 연수원 필요

"연구용역 실시 후 논의할 것"...실제 건립될지는 미지수

'누적적자 1조'에 보유자산 매각 경영 혁신 자구안에도 반대 기류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25일 서울 성동구 용답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근무제도 개선을 통해 직원 1천 명 감축과 심야운행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1.05.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지난해 1조원 규모의 적자를 낸 서울교통공사가 새로운 연수원을 짓기 위한 연구 용역을 실시한다.

23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연수원을 짓기 위한 연구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구 용역과 관련한 예산이 서울시로부터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공사는 서울 성동구에 인재개발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7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되면서 인재개발원만으로는 교육 인력을 수용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공사는 새로운 연수원을 건립한 뒤 신입사원 교육, 임직원 교육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서울교통공사가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7년 합병 이후 2019년까지 3년 연속 매년 5000억대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1조11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는 1조6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인재개발원을 새로 짓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취임 후 교통공사 적자 문제에 대해 "굉장히 많은 적자가 누적됐는데 경영 합리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게 있다"며 "대중교통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비용을 줄이는 게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통공사도 직원 1539명을 감축, 복지 축소,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마련했다. 이에 더해 ▲사당역 인근 부지 매각 ▲창동 차량기지 부지 매각 ▲용산 4구역 보유자산 매각 등의 경영 혁신 계획안도 내놨다.

하지만 교통공사가 마련한 자구안은 공사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3주간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공공 교통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의 조례제정을 위한 청원 서명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땅과 건물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경영 혁신안도 시의회 반대에 막혔다. 송아량 서울시의원(도봉4,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서울교통공사가 제안한 자산 매각 방안은 서울시,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관련 기관과 아무런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특히 용산 4구역은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알짜 자산"이라며 "자산 매각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교통공사의 자구안이 노조·서울시의회 등에 막힌 만큼 새로운 연수원 건립도 실제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공사 관계자는 "연수원 시설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구 용역을 진행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