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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IH, 中 과학자 요청으로 코로나19 유전자 서열 자료 삭제"

등록 2021-06-24 09: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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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연구서 중국 투명한지 의문"

NIH "과학자, 삭제 요청 권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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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AP/뉴시스] 1월31일 중국 우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탑승한 차량들이 진입하고 있다. 다국적 전문가팀은 이날 우한 조사 일정 3일째를 맞아 이곳을 방문했다. 2021.06.24.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중국 과학자의 요청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데이터베이스에서 코로나19 유전자 서열 자료가 삭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 소속 바이러스 학자 제시 블룸은 생물학자 논문 초안 공개 아카이브 'bioRxiv'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블룸은 "NIH 시퀀스 읽기 아카이브(SRA)에서 삭제됐던, 초기 우한에서 확보한 코로나19 서열 데이터를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해당 자료가 SRA에서 삭제됐다는 사실을 알고 NIH에 문의한 이후 다른 경로로 이를 확보했다.

삭제 자료에는 지난해 1월,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나 의심 환자로부터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이 포함됐다. 이제까지 과학자들이 확보 가능한 자료는 2019년 12월 화난시장 관련 확진자 십여명의 자료로 제한됐는데, 이외 초기 사례 자료가 추가로 존재했던 것이다.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면 코로나19 전파 경로를 알 수 있다. 초기 단계의 서열 자료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이를 분석한 결과는 2019년 12월 우한 화난시장에서 코로나19가 최초 발견되기 전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했다는 일각의 주장과 일치했다.

블룸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의 공동 기원조사 초점인 화난시장 사례 서열은 전염병 초기 우한의 바이러스를 충분히 대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난시장 샘플은 몇 주 후 샘플에서 사라진 추가 돌연변이를 보였다. 화난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했을 때는 우한이나 다른 곳에서 이미 초기 혈통 바이러스가 퍼진 뒤였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NIH의 삭제는 해당 데이터를 제공한 중국 연구원의 지난해 6월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NIH는 성명에서 "자료를 제공한 사람은 자료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며 철회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서열 자료의 출처인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한 인물은 우한 인민병원 소속 의학 과학자 아쓰푸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삭제된 정보 중 일부는 여전히 전문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서 열람 가능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유전자 서열 자료를 찾아볼 때 통상 NIH 같은 주요 데이터베이스를 참고한단 점에서 SRA 보존 여부는 중요하다.

이 자료들을 복원했다고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연구에 큰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니다. 최근 부상한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유출설을 뒷받침해주지도 않는다. 다만 블룸은 이런 상황 자체가 코로나19 기원 조사에서 중국이 투명하지 않다는 의구심을 부른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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