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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재개 놓고 평행선 달리는 북미...연합훈련이 1차 고비

등록 2021-06-24 10: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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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재개 놓고 입장 평행선

北, 거부 의사 표현…"무의미 접촉"

美는 북한에 대화 호응 지속 촉구

조기 분위기 전환 요원 전망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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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지난 1월5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제8차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01.06.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미국의 대화 제스처에도 북한이 연이어 거부하며 공을 미국에 넘겼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 재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이 대화에 복귀할 명분과 환경을 조성해주지 않는 한 북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방식과 규모가 북미 대화 재개의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뚜렷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최근 연이은 대미 담화를 통해 대화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22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한의 대외 입장에 대한 해석을 지적하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는 담화를 냈다.

이어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간) 북한 당 중앙위 8기 3차 전원회의 내 대외 메시지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로 여긴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해당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3일 나온 리선권 북한 외무상 명의 담화는 김 부부장 담화 의미를 재확인 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 담화가 '모호하다'는 일각 평가를 의식한 듯 대화 거부 의사를 선명하게 표현했다.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우리 외무성은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미국의 섣부른 평가와 억측과 기대를 일축해 버리는 명확한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미 접촉 관련 '무의미' 언급을 하고 그 가능성도 일축한 것이다.

반면 미국은 단계적, 외교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 기조를 토대로 대화 호응을 촉구하는 대북 메시지를 이어오고 있다. 현 시점에서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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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지난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19.
실제 미국은 북한 측 비난 담화 이후에도 종전 입장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전화 브리핑에서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한 논평 질문에 "우리의 외교적 관점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리 외무상 담화 이후인 23일(현지 시간)에도 백악관은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도 "외교는 여전히 열려 있고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과 미국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견해는 조기 대화 국면 전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분간 북한은 자력갱생 기조를 이어가면서 대중 접점을 늘리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 등도 나온다.

일례로 북한은 김 부부장 대미 담화를 내기 바로 전날인 21일 중국과의 대사 기고 교환, 주북 중국대사관 사진전 등을 통한 대면 외교 등으로 북중 친선을 강조한 바 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북한 측 담화에 대해 "사실상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고 시간표대로 제 길을 가겠다고 확인하는 내용"이라며 "중국과 협력을 통해 단기 실익이 확보된다면 대미 대화에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미국과의 대화 거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북미 대화를 하더라도 명확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최고지도부 속내를 대신 보여준 것"이라며 "이전보다 더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당분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대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이 북미 관계의 1차 고비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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