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재영·다영 자매 등록, 어떻게 봐야할까
30일에 맞춰 KOVO에 이재영·다영 선수 등록흥국생명측 "일단은 등록, 복귀는 별개"
흥국생명은 이달 30일 한국배구연맹(KOVO) 차기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에 맞춰 두 선수를 등록하겠다는 내부 입장을 정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배구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레프트 자원인 이재영은 물론 최근 그리스리그 이적설이 불거진 세터 이다영까지 모두 등록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다영의 해외 진출은 등록 후 계속 추진한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최근 KOVO 이사회에 참석해 결정 사안을 일부 이사들에게 알렸다. 두 선수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지난 2월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학교폭력 이슈가 불거지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용서를 구했다. 흥국생명의 선택은 무기한 출전 정지였다. 당시 흥국생명은 "두 선수는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은 흥국생명과 두 선수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무기한'이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던 흥국생명이 4개월 만에 두 선수의 복귀를 추진한다고 보고 있다. 한 팬은 "무기한이라더니 4개월만에 복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팬은 "선수도 구단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등록의 의미가 당장 코트 복귀를 의미하는 것까진 아닐지라도, 이재영과 이다영이 2021~2022시즌 중 언제라도 뛸 수 있게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두겠다는 움직임인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배구계는 흥국생명이 국가대표급인 이들의 선수 생활에 재기의 기회를 줌과 동시에 행여나 다른 팀에 빼앗길 여지를 막기 위해 등록을 강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어쨌든 등록을 한다는 것은 구단이 문제를 해결하고 선수들을 다음 시즌 뛰게 할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폭력 논란이 어느 정도 해결이 되고 다른 팀이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영입한다면 흥국생명은 (자유계약신분인) 놔줄 수밖에 없다. 선수 등록으로 최소한의 보호망은 쳐두려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측은 등록은 분명 거쳐야 할 단계라면서도 복귀는 다른 노선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예정대로 선수 등록이 끝나면 다음 절차는 법적 다툼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법률대리인 선임을 마치고 학교 폭력 폭로자들과의 진실 공방에 돌입했다. 폭로 내용 중 일부 사실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두 선수의 경찰 조사는 이미 마무리 됐다. 이들이 자신들의 SNS에 올렸던 사과문은 비슷한 시점에 자취를 감췄다. 김 단장은 "선수들이 (피해를 주장하는 이와)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연락 문제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소송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선수들 조사는 다 끝났지만 (결론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면서 "어쨌든 등록을 하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다. 선수를 다른 팀에 잃을 수도 있다. 우리로서는 당연히 등록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V-리그 복귀든, 해외진출이든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재 분위기다. 여론의 큰 질타를 받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원하는 결과에 가까운 법률적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은 두 선수와 흥국생명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카드다. 흥국생명이 서서히 복귀를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와중에 정작 당사자인 두 선수는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다. 소송 중이기에 말 한 마디가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리슬쩍 넘어가는 것은 진정 복귀를 원하는 선수들의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는 스포츠계 학교 폭력 논란의 시발점이자 유명 선수들"이라면서 "사과 한 마디, 상황 설명 하나 없이 법대로 해결해가는 과정들은 정말 매끄럽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