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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시련 맞은 '양강' 윤석열·이재명…정면돌파 선택

등록 2021-06-24 15: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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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X파일 후' 조사서 2.8%p↓…李, '박스권' 갇혀

안팎 X파일 검증 압박…尹 '네거티브 대응팀' 구성

與 '경선 내전' 계속…李 '원칙' 돌파, 외연 확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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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준호 정진형 기자 = 여야 차기대권 '양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란히 시련에 봉착했다.

윤 전 총장이 자신과 부인, 장모 의혹이 담긴 '엑스(X)파일'이 정치권에 회자되며 검증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 지사는 여권내 경쟁주자들이 대선경선 연기를 고리로 결성한 반(反)이재명 협공을 감내하고 있다.

尹, 'X파일 후' 조사서 2.8%p↓…李, '박스권' 갇혀
24일 '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2.8%포인트 하락한 32.3%, 이 지사는 0.3%포인트 내린 22.8%를 기록했다.(21~22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윤 전 총장은 리얼미터 조사에 포함된 이래 검찰총장직 사퇴 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특히 이번 조사 시점이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불거진 이후라는 점이 윤 전 총장의 위기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오는 29일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둔 상황에서 돌출악재로 대권행보 스텝이 꼬이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 '윤석열 대체제'로 부상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3.6%를 기록, 2주 전 조사 대비 2.1%포인트 오르며 전체 6위에 올랐다. 야권 주자 중에선 3위로 솟구쳤다.

여기에 여당 뿐 아니라 같은 야권 내에서도 이참에 윤 전 총장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거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곡동땅·BBK·비선실세 의혹과 X파일을 빗대며 "의혹이 검증되지 않은 채 두 사람은 차례로 대통령이 됐으나, 이후 수사·재판으로 사실로 판명돼 한 명은 탄핵됐다"고 검증을 별렀다.

야당에서도 경쟁주자들의 견제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사찰을 늘 했던 분이 불법 사찰 운운으로 검증을 피해 갈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이 X파일을 '불법사찰'로 규정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지사의 경우는 '지지율 박스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지난 22일 여의도에서 열린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나를 두고 박스권이라고 자꾸 그러는데 못 올라가기도 하지만 안 떨어지기도 한다는 점도 한번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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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뢰로 여야 주요 정치인 15인을 대상으로 한 6월 4주차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조사(6월 2주차) 대비 2.8% 포인트 하락한 32.3%를 기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안팎 X파일 검증 압박…尹 '네거티브 대응팀' 구성
윤 전 총장은 무대응 기조를 접고  공작정치, 불법사찰을 의심하고 반격에 나서면서 정면돌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언정치'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날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X파일 의혹을 단지 가볍게 유언비어로 치부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각종 루머에 관한 대응을 공보팀에 일임했던 것과 달리 별도로 법률대응팀을 보강해 사실상 네거티브 대응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대응팀에는 윤 전 총장의 징계 사건을 도왔던 이완규·손경식 변호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재직 시절,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기소했던 주진우 변호사도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 변호사는 뉴시스에 보낸 문자에서 "합류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 변호사는 캠프 합류설을 부정했지만, 윤 전 총장이 법조계 인맥이 두터운 만큼 X파일 대응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직·간접적인 조력을 받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윤석열 캠프는 X파일 사건 대응 주체를 법률대응팀으로 두고, 일단 시중에 여러 버전으로 확산되고 있는 복수의 'X파일'을 입수해 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목차 형식으로 의혹을 나열한 6장짜리부터 방대한 분량의 문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캠프 쪽에선 대부분 문건 내용이 기존 의혹들을 짜깁기한 수준이라 정면돌파 전략으로 대응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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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與 '경선 내전' 계속…李 '원칙' 돌파, 외연 확장도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일정을 둘러싼 '경선 내전'에 휘말려있다.

지도부와 대선주자 모두 두 동강이 난 상황으로, 특히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문순·양승조 지사, 이광재·김두관 의원이 연기를 주장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그나마 이 지사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도 '일정 사수'를 주장해 고립은 피했지만, 구도로는 6대 3의 열세에 처했다.

여기에 지난 22일 열린 '끝장토론' 의원총회에서 연기파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발언 릴레이에 나서며 세를 드러낸 것도 이 지사 측의 경각심을 높이는 대목이다. 당시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발언을 자제하려 했으나 대표 발제 후 자유발언 신청에 연기파 의원들이 10명 이상 대거 손을 들자 이재명계에선 '안일했다'는 반성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여전히 친문 강세의 원내 분위기를 확인한 것이다.

오는 25일 지도부의 최종 결정을 앞둔 가운데 당내에선 절충안 격으로 한달 이내로 일정을 늦추는 것이 거론되나, 이 지사 측은 타협없이 원칙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사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은 소탐대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함께 외연 확장에도 부심하고 있다. 본경선에 돌입하기도 전부터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록 후보로 확정된 후 경쟁 후보들과의 '화학적 결합'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친문 끌어안기도 계속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정책브레인 역할을 했던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주축 인사들이 이 지사 지원을 결정하는 성과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제스처로 이 지사를 향한 친문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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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이 지사 지지모임 '공명포럼'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06.22. [email protected]

국민성장 추진단장 출신인 김현철 서울대 교수와 정순관 전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장,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지낸 송재호 의원 등은 지난달 중순 경기도청에서 이 지사와 비공개 정책 간담회를 가진 후 싱크탱크를 재조직해 이 지사를 경선단계부터 지원하기로 했다.

송 의원은 뉴시스에 "문재인 정부 정책을 계승해서 차기 정부로 잇는 부분에 역할을 하자는데 공감대를 이뤄 이 지사를 돕기로 했다"며 "정권 재창출이 지상최대 과제인 만큼 경선때부터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성공포럼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선캠프 문호도 넓히고 있다. 이 지사를 돕기로 한 옛 박원순계 핵심 박홍근 의원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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