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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엄마다' 김해영 감독 "녜피는 별을 켜는 날"

등록 2021-06-24 17: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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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는 창사 10주년 다큐멘터리

26일 오후 9시50분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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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채널A 프라임다큐 '지구는 엄마다' 스틸컷. (사진 = 채널A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우리는 지구에서 태어났고, 엄마 지구의 축복과 사랑 속에서 살아간다. 땅 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위의 무언가를 짓밟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엄마 지구를 위해 1년에 단 하루,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발리의 힌두 사제 '끄뚜 자티'는 발리의 '침묵의 날' 녜피(Nyepi)를 이렇게 설명했다.

녜피는 힌두교에서 따르는 사카 달력의 새해 첫 날이다. 주민의 85%가 힌두교인인 발리에서는 이날 하루, 모든 것이 멈춘다. 공항을 폐쇄하고, 은행도 문 닫고, TV와 인터넷도 연결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은 숙소에서 나올 수 없다. 응급실만 예외다. 사람들은 집에서 말을 하지 않고 침묵의 하루를 보낸다.

채널A는 창사 10주년을 맞아 발리의 위대한 침묵 '녜피'를 담은 다큐멘터리 '지구는 엄마다'를 24일 공개했다.

연출을 맡은 김해영 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서 "녜피는 불을 끄는 날이 아니라 별을 켜는 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5년 전 발리에 갔는데 같이 일하는 현지 코디가 3일 동안 일을 못 나오겠다고 했다. 바꿔달라고 하니 모든 사람이 제례하느라 일을 못한다고 했다. 그게 녜피였다. 그래서 3일 동안 호텔에 있는데, 마지막날 하늘을 봤더니 검은 종이에 설탕을 뿌려놓은 것 같았다. 은하수였다"고 했다.

녜피라는 침묵의 낮이 지나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인간의 빛이 꺼진 하늘에 별들이 한 가득 수를 놓는다. 

모든 것이 멈춘 하루이다보니 이방인이 녜피를 카메라에 담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김 감독은 2018년부터 4년 간 매년 3~4개월을 발리에 체류하며 녜피를 영상으로 담는데 성공했다.

녜피 전후 발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도 소개한다.

발리 사람들은 물, 바람, 나무 등 생명을 키우는 모든 대상을 향해 기도한다. 바람은 지구의 숨소리이며 세상에 더러운 물은 없다고 믿으며 지구의 모든 생명의 평안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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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채널A 프라임다큐 '지구는 엄마다' 연출한 김해영 감독. (사진 = 채널A 제공) [email protected]

발리 사람들의 녜피와 기도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각종 환경 문제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김 감독은 "발리 인구가 400만명인데 그들이 매일 세 번 지구를 위해 기도한다는 걸 알게 되고 부채의식을 느꼈다. 처음엔 '이거 특종이다' 싶었는데 지금은 '이 마음을 보다 널리 알리자'는 걸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

윤정화 채널A 편성전략본부장은"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지구에서 우리가 무해한 존재로 사는 것, 최대한 흔적을 덜 남기고 떠나는 것. 그 의미에 대해 시청자 분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 모두에게 숙제가 던져졌다 생각한다. 이 숙제에 대한 해답이 다큐멘터리 안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우마르 하디 대사도 축하영상을 보냈다.

그는 "고요한 날인 녜피는 발리 전통에서 참으로 중요한 날이다. 그날은 모두가 외출을 금하고 나와 신과의 관계, 인간관계,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다. 이런 방법으로 발리에 있는 모든 것과의 조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 발리에 방문해 발리의 자연과 문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도 그 시기가 매우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건강과 안전, 청결을 우선으로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구는 엄마다'는 오는 26일 오후 9시50분 1부 '녜피', 다음달 3일 오후 9시50분 2부 '이부쿠(어머니 지구)'로 나뉘어 방송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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