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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새마을금고 직원 극단적 선택 “직장내괴롭힘 탓”

등록 2021-06-24 17: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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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노동단체 등 주장…“전현 동료들 증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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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새마을금고 직장내괴롭힘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24일 오후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역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A씨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2021.06.24.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지역 새마을금고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A씨의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17일 제주시 모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유가족과 지인 등은 해당 새마을금고 B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의 유족과 동료, 지인, 노동단체 등으로 구성된 ‘새마을 금고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A씨의 사망 이후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전현직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수집한 30여명의 전현 동료들의 증언을 보면, B이사장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너 월급을 주는 게 아깝다” “이 XX” “멍청한 XX” 등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한다.

또 과도한 실적 부담을 지우면서 이를 채우지 못했을 때도 “멍청한 X” “능력 없는 X” 등 모진 질책이 이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B이사장이 A씨에게 지속적으로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증언도 있다. 주말에 B이사장 지인의 경조사를 챙기게 하거나, 육지에서 내려오는 B이사장의 개인 손님들을 공항에서 호텔이나 골프장으로 태워가도록 하는 지시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5월에는 B이사장의 가족 공동묘지 조성을 위해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로 1t 트럭을 가지고 오도록 하는가 하면, 현장에 B이사장보다 10분 늦게 도착 하자 “왜 늦게 왔느냐”며 욕설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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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노무법인 오름 김용호 노무사가 24일 오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제주지역 새마을금고 재직 중 사망한 A씨와 관련,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2021.06.24. [email protected]

대책위는 “심지어 B이사장과 친인척 관계인 한 직원은 A씨가 연장자이고, 상급자임에도 고객과 직원들이 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런 것도 몰라요?’ ‘월급 주는 것도 아깝다’ 등의 조롱을 반복적으로 일삼았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책위는 이날 광주지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해당 새마을금고 직장 내 괴롭힘 실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A씨의 유족들은 앞서 제주 서부경찰서를 찾아 A씨 사망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고, 서부서는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이 대해 B이사장은 “경찰 내사 중이어서 답할 얘기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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