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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최첨단 로봇' 산실…현대차 로보틱스랩 현동진 상무

등록 2021-07-01 0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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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은 다양한 로봇기술 융합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조직이다. 알려지지 않은 많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전기차 충전 로봇은 로봇팔 형태로 전기차 충전구의 위치를 인공지능으로 인식하고, 사람을 대신해 충전기를 물리적 제어를 통해 충전구에 넣어준다. 곧 자체 실증을 마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충전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고자 한다."

서비스로봇 '달이', 의료용 착용로봇 'H-멕스', 작업로봇 '벡스','첵스' 등을 개발하며 국내 로봇산업의 선두에 서 있는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최근 전기차 충전 로봇과 초소형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를 개발 중이다. 로보틱스랩은 기업 안에 있지만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처럼 핵심 기술의 내재화를 추구하고, 스타트업처럼 기술들을 융합하고 구현하는 현대차의 선행연구조직이다. 뉴시스는 현대차 로보틱스랩 현동진(43) 상무를 만나 로보틱스랩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기차 충전하는 로봇·퍼스널 모빌리티 개발중"

현 상무에 따르면 로보틱스랩은 현재 전기차 충전로봇과 초소형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있다. '달이', '멕스', '첵스', '벡스' 등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앞으로 초고속 충전이 보편화되면 전기차 충전기가 많은 전류를 짧은 시간 안에 전기차에 주입하고 냉각도 해야 해 무게가 10㎏에 이를 수 있다. 비·바람이 부는 날 여성 운전자들이 직접 충전하기 어렵다. 전기차 충전 로봇은 차량과 통신을 통해 자동으로 무거운 충전기를 충전구에 결합·해제해 준다. 향후에는 차량 혹은 모바일 로봇들의 자동주차기술과 연계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모바일 솔루션과 결합해 발전할 수도 있다.

 개발 단계에서 'e-보드'로 불리는 초소형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도 개발 중이다. 5단 접이 방식과 8㎏의 가벼운 무게로, 손에 들고다니거나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수준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초소형 모빌리티의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면 바로 이용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신 마비환자 걷게 하는 'H-멕스, 비약적 개선"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박준범 선수가 의료용 착용로봇을 입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광고캠페인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던 'H-멕스' 역시 로보틱스랩의 작품이다. 국내의 많은 장애인과 가족들은 지금도 'H-멕스'의 양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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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월 25일 고객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비대면 고객 응대 서비스 로봇 ‘DAL-e’를 최초로 공개하고, 서울 송파구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에서 고객 응대를 위한 첫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1.01.25. [email protected]
"멕스는 하반신 마비 환자가 앉고, 서고, 걷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양한 교통약자들에게 확대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대차는 한양대학병원과 약 8개월간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하며 제품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개선 요구를 받으며 제품의 품질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 코로나19로 제품 개발이 다소 더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병원이나 요양기관을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품의 경량화와 안정성 확보,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있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스는 실제 제품을 착용하고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고 비상상황에서도 안정성을 잃지 않고, 다양한 신체 사이즈·무게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재설계됐다. 수년 내에 실질적으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제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환경인지와 유연한 걸음걸이를 위해 선행연구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멕스의 기술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

◇2018~2019년 개발된 벡스·첵스, 11~12월 기아 제조에 적용

충전 로봇과 의료용 착용로봇,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의 양산은 꿈이 아니다. 실제 로보틱스랩이 수년 전 개발한 로봇들은 검증을 거쳐 최근 현대차·기아의 제조현장에 적용돼 근로자들의 피로도를 낮추고 부상을 예방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로보틱스랩이 2018~2019년 개발한 조끼형 착용 로봇 '벡스'와 의자형 무릎관절 보조 로봇 '첵스'를 투입했다. 기아는 1, 2차 현장테스트를 거쳐 오는 11~12월 일부 생산라인에 벡스와 첵스 등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한다.

벡스는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으로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작됐다.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웨러러블 로봇으로, 근로자의 착용 부담을 줄이고 인체 어깨관절을 모사한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통해 힘을 보조한다. 첵스는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로봇이다. 1.6㎏경량형이지만 최대 150㎏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벡스와 첵스는 노령화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공장 근로자들의 평균연령 및 근골격계질환의 발생률 증가라는 문제의식에서 개발됐다. 개발 전 국내외 공장에서 근무자들의 목소리를 수집했고, 실제 공장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발생하는 허리, 어깨 근골격계 질환에 주목했다. 현재는 로보틱스랩 자체 개발과 현대로템과 양산 협업으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벡스와 첵스 모두 여러 차례의 현장테스트를 통해 기구 구조, 내구성, 착용 방법 및 착용감,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산업재해성 질환을 막는 효과를 통해 근로자들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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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웨어러블 로봇 벡스. (사진 = 현대차그룹 제공)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다양한 공동 연구…인류 위한 로봇 만들 것"

로보틱스랩은 최근 현대차가 인수한 글로벌 로봇제조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다양한 공동연구를 하며 인류를 돕는 다양한 로봇을 만들 계획이다. 현 상무는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을 공유하고 각자의 장점을 융합해 현대차그룹이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로보틱스랩은 착용로봇, 서비스 로봇 등 인간과 교류하고 도움을 제공하는 로보틱스 제품을 개발해왔고,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4족 보행 로봇 등 다양한 환경을 극복하는 모빌리티 성능을 보여준 로봇들을 개발했다. 양사의 다른 특성과 기술적 장점들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현대차의 철학 하에 융합한다면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빌리티 능력을 가지면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제품들을 함께 개발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로봇 지능사회로 향하는 새로운 가치 제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현 상무는 산업용 착용로봇을 입은 근무자들의 사용 후기를 들을 때, 멕스를 입고 오랜만에 보행을 경험해보는 하반신 마비환자분들을 볼 때, 소비자들이 서비스 로봇과 대화를 하는 것을 볼 때,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초소형모빌리티를 직접 타볼 때 로보틱스랩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로보틱스 시장은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그래서 더 많은 도전의 기회가 허용된다. 엔지니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노력,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로보틱스랩 동료들과 함께 도전의 긴 여정을 이어가며 성과가 만들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언급하지 못한 많은 로보틱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들이 지금도 개발되고 있다. 훌륭한 로봇은 사람을 향한 애정과 배려가 담겨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로보틱스랩을 그런 훌륭한 로봇들을 만들기 위한 엔지니어의 열정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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