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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강석 목사 "코로나 위기 한국교회 하나 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

등록 2021-07-05 15: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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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 목사 (사진=새에덴교회 제공) 2021.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 발생했을 때 정부가 예배를 제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자율 방역에 나서자고 소신 있게 한국교회에 제안했는데 그때는 제가 한교총 대표가 아니어서 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한교총 대표회장이 되면서 '우리가 당연히 예배를 생명처럼 여기지만 교회가 전염병의 온상이나 집단 감염의 진원으로 국민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죠."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 목사는 코로나시대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들에 이렇게 제안했다.

소 목사는 지난해 12월 열린 한교총 총회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철 감독,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장종현 목사와 함께 한교총 대표회장에 선임됐다. 한교총은 당시 총회에서 발표한 결의문을 "한국 교회는 코로나19의 재난이 속히 지나가기를 기도하며, 모든 생활 영역을 단순화하며 절제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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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 목사 (사진=새에덴교회 제공) 2021.07.05. [email protected]
소 목사는 한교총 대표회장으로서 코로나 시대를 한국교희가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길 바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밥은  '위대한 리셋'이란 책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역사적으로 거대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는 큰 변화의 과정을 거쳤고, 그 변화를 기초로 새로운 경제 시장이 조성되고 더 큰 발전을 하는 것을 거듭해왔다. 이 '위대한 리셋'의 시기를 어떻게 맞이하는가에 국가, 기업, 개인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간파했다"며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어쩌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위기는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위대한 리셋'을 이루며 하나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요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분열되어 선제적, 자율적 방역을 하지 못함으로써,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이처럼 뼈아픈 상처와 고통을 받고서도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고, 그렇지 않아도 비틀거리고 쓰러져가는 한국교회를 향해 더 가혹한 폭풍이 불어올 수 있다"며 "이제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무조건 하나 되어서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새롭게 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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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 목사 (사진=새에덴교회 제공) 2021.07.05. [email protected]
최근 백신 접종자 증가와 함께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조치에 대면 예배를 요구하는 일부 교회들의 목소리에 대해 소 목사는 우려를 나타냈다. "나도 처음에는 코로나 사태가 쉽게 끝날 줄 알고 대면 예배를 강행했던 사람이었다"며 "신앙을 지키고자 그렇게 했지만, 전염병 역사를 연구하고 전문가들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소 목사는 중세 시대 종교개혁자 장 칼뱅이 제네바에서 구빈원과 환자 방문으로 흑사병으로부터 교회와 제네바를 구한 역사적 교훈을 예로 들며 한국교회를 설득했다.

"칼뱅이 구빈원을 세우고 노약자들은 격리했고 격리된 사람들이 있는 구빈원에 가서 예배를 들였다. 이를 통해 제네바 시민들로부터 응원을 받았고 이는 종교개혁에 성공한 이유 중에 하나가 됐다"며 "한국 교회가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노약자는 칼뱅 당시처럼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하고 예배 규모를 축소하며 자율 방역을 하고 정부의 예배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가 예배의 본질을 잃지 않고 이웃을 좀더 배려하고 양보해서 국민에게 미움 받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가 손해를 보면서도 국민 보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한교총은 4월 부활절 연합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진행했다.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는 수도권가 경우 예배실 좌석 기준 20% 모일 수 있도록 한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좌석 10%로 방역 지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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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3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새에덴교회 프라미스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온라인 초청 보은 및 평화 기원 예배' (사진=새에덴교회 제공) 2021.06.23. [email protected]
소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세에덴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6·25전쟁 제71주년을 앞두고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온라인 초청 보은 및 평화 기원 예배'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참전용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할 수 없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행사를 열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참전용사 행사 최초로 대한민국의 첨단 ICT 기술인 메타버스3차원 융합 영상기술을 도입해 71년 전 한국에 첫 발을 디딘 해외참전용사들을 가상공간에 실물과 같은 아바타로 재현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소 목사가 바라는 한국 교회상은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다.  

"칼뱅의 구빈원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의 이미지가 비춰졌어요. 칼뱅이 이를 종교 개혁 이미지를 보여줬듯이 한국교회도 이번 기회에 예배의 순수성을 지키는 동시에 교회가 이기적인 단체가 아니라 국민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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